한익수 충남농업기술원 역량개발과장
‘인생은 잠시 쉬었다가 떠나는 나그네 같은 것’이라고 선인들이나 철학자들, 그리고 주변의 지인들도 자주 이야기를 한다. 필자도 ‘나그네’라는 이야기에 동의하지만, 그 나그네가 '배움의 여행을 떠나는 나그네'라고 표현하고 싶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배우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태어날 때는 울음을 통해서 자신이 세상에 나타났음을 알린 후, 그 다음부터는 웃음, 눈빛, 미소, 표정 등을 통해서 사람들과의 소통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배움은 어떤 단계가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단계로 이야기를 하지만, 필자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청년기까지 지식을 습득하는 1단계를 시작으로, 사회의 열정으로 나타나는 2단계, 나이와 상관없이 이어지는 3단계로 생각한다.
작고한 ‘혼불’의 작가 최명희 씨는 ‘작전이 필요할 때 작전을 세우면 너무 늦다. 꽃이 필요할 때 꽃씨를 뿌리는 이치라고나 할까? 언제나 꿈을 가진 사람은 훗날을 도모하기 위하여 땅속에 미리 씨앗들을 버리듯이 묻어 놓아야 한다’라며 미래를 위한 준비성을 역설하고 있다. 열정은 배움으로 떠나는 여행을 이끌어 주는 동기이고 멀리 가게 하는 견고한 엔진일 것이다. 윌리엄 제이슨은 이런 말을 했다. “감동이 행동에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행동 또한 감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열정을 갖고 싶으면 열정적으로 행동하라.” ‘준비와 열정’ 이것은 배움의 2단계 도약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또한 직장을 은퇴하고 휴식의 시기에도 계속 이어지는 배움의 현장을 가끔 볼 수 있다. 얼마 전 필자는 농업인 교육에 참여하는 85세 어르신에게 “왜 오늘 교육에 오셨느냐?”고 여쭈어 본 적이 있다. “대추나무가 병이 걸리고 수확량도 이웃집보다 적은데 농사가 잘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떻게 지어야 되는지를 배우러 온 것”이라고 명확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이 분은 생물학적인 나이와 상관없이 적극적인 태도로 배움의 즐거움을 찾아 직접 세상과 소통하고 ‘목적과 함께 배움을 찾아 떠나는 것’이기에 배움의 3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다.
인생이란 굴곡질 때도 있고 순탄할 때도 있다. 또한 시간이 빨리 갈 때, 느리게 갈 때도 있다. 이러한 흐름을 통해 뭔가 또 터득하는 게 인생이다. ‘삶이란 결국 배움을 찾아 항해하면서 우주라는 망망대해에 떠있는 작은 조각배’가 아닐까? 각자의 가치관 차이는 있겠으나 인간은 요람에서 무덤까지 배움의 1, 2, 3단계를 거치면서 긴 항해를 하는 존재일 것이다. 또한 성공이라는 것도 권력, 재산, 명예의 성취보다 끊임없이 묻고 경이로운 세상을 탐험하며 삶의 역동성을 유지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기에 당신이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 ‘스스로에게 행복과 에너지를 선물할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