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중심 충청도의 지세와 양반의 기질

택리지(擇里地)는 300년 전에 조선 시대의 실학자 이중환이 실사구시(實事求是) 학풍에 의해 저술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문지리서다.

이중환은 일찍이 관직에 올랐으나 정쟁(政爭)에 휘감겨 몇 차례 옥고와 유배된 후 일정한 거처도 없이 세상의 온갖 풍상을 다 겪으면서 사람이 살아갈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보고자 했다. 또 지리서이긴 하지만 내용면에서는 정치, 경제, 사회, 역사, 교통, 인심 등을 다루면서 당시의 풍수적 관점을 많이 반영했다.

택리지의 구성은 서문을 시작으로 사농공상(士農工商)을 다룬 사민총론(四民總論), 전국 8도를 다룬 팔도총론(八道總論 ), 지리, 생리, 인심, 산수 등 사람이 터를 잡고 살만한 땅은 다룬 복거총론(卜居總論), 그리고 종합편인 총론(總論)으로 이뤄져 있다.

다른 지리서와는 달리 팔도 각 지역을 발로 답사하며, 전해 내려오는 설화와 민담에서부터 역사적 사실과 풍수적 관점까지 폭 넓은 내용은 오늘날에도 많은 의미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택리지의 내용 가운데 우리 지역인 충청도에 관한 풍수의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택리지에 따르면 충청도는 경기도와 전라도 사이에 있어 동쪽은 경상도와 인접하며 서쪽은 바다에 닿아있고, 동북부는 강원도의 남쪽에 위치한다. 또 충청도는 차령산맥을 경계로 반은 남쪽 전라도에 가깝고 반은 북쪽의 경기도와 이웃한다.

물산(物産)의 풍성함은 경상도와 전라도에 미치지 못하나 산천이 평평하고 아름다워서 사대부(士大夫)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한양(서울)에서 여러 대에 걸쳐 나라의 중요한 지위를 위지해 오는 세가(世家)들은 충청도 안에 모두 농토와 집을 두어서 이곳을 근거지로 삼지 않는 사람이 없으며 풍속 또한 서울과 흡사하여 가장 살 만한 곳으로 지목하고 있다.

이중환의 택리지는 충청도의 중요 지역을 여러 관점으로 특징하고 세분해 서술하고 있다. 충청 감사가 머무는 공주와 계룡산을 시작으로 충청도에서 복 받은 땅인 내포(內浦), 백제의 옛 서울인 부여, 금강 유역 마을들, 속리산 주변 마을들, 청주와 충주 인근지역 등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또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관심 분야와 일치하는 사람이 살아갈 가장 좋은 땅에 대한 복거총론을 중심으로 순서대로 알아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한반도의 중심인 충청도의 지세와 양반의 기질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이정표 역할로 우뚝 세워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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