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유머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평등관계 내지는 상대방보다 낮은 위치로 가야 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선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이 필요하다.
망가질 때 ‘너와 나는 같구나’ 혹은 ‘너보다 내가 조금 더 낫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하면서 경계의 벽이 허물어진다.
여고 동창끼리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수다를 떨며 깔깔댈 수 있는 것은 동창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서로를 가로막는 벽이 없기 때문이다.
연장자나 성직자 또는 높은 지위에 있는 대표, 사장, 부장이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이야기를 하면 그 자체가 바로 유머가 된다. 그러나 지위, 나이, 위엄 등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의 내 이야기는 ‘웃기는 것이니 웃어라’ 하는 식의 소위 ‘부장님 유머’로, 웃음을 강요한다면 억지웃음만 이끌어낼 뿐이다.
*부장님 유머는 흔히 ‘공산품 유머’라고 한다. 부장님 유머의 특성은 유머를 자기 것으로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 앵무새처럼 옮기면서 부원들에게는 웃어줄 것을 강요하는 특성을 갖는다.
어느 날 직원 한 명이 부장님 유머에 감히 웃지 않는 것이 아닌가! 분명히 뒤끝이 장난이 아닐 텐데… 나중에 그 이유를 물어보니 “저 내일 이 회사 그만둡니다.”
*한국인 때문에 여러 번 잘못된 심판을 내린 염라대왕이 조기 명퇴를 신청했다.
그 이유는 ① 저승사자를 시켜 한국 여성을 끌어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전혀 다른 사람을 잘못 데려온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인의 정교한 성형술로 인해 잘못 보아 생긴 일이란다. ② 불지옥을 리모델링했는데, 한국인들만 들어오면 찜질방에 익숙해서인지 뜨겁다고 고통을 받는 것이 아니라 “아이고 시원하다. 제대로 만들었네”라며 오히려 좋아하는 것이 아닌가! 리모델링 공사가 예산 낭비로 지적을 받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