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찬 충남농업기술원 농업안전팀장

 

 국민의 먹거리를 공급하고 자연 생태계 보전과 전통문화를 유지하며 누구에게나 안식처를 제공하고 있는 생명산업인 농업농촌. 이러한 공익적 기능을 다하고 있는 농업농촌을 부정하거나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농업이 건설업, 광업과 함께 3대 위험직종이고, 우리나라의 농작업 재해율이 산업전체 평균보다 2배 이상 높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2016년 ‘농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농업인의 안전보건을 위한 대책이나 정책들이 나오고는 있으나, 농업인의 안전보험 가입률이 70%를 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여성농업인의 가입비율은 30% 수준에 머물고 있음은 농작업 재해예방에 대한 현실적인 대응책들이 많이 부족함을 느끼게 한다.

점점 높아지고 있는 고령화율(충남 17.5%, 전국 14.8%)과 여성농업인의 경영참여율(충남 80% 이상) 증가는 앞으로도 농작업 관련 재해가 점점 증가할 수 있는 소지를 갖고 있기에, 안전하고 건강한 농촌생활이 되기 위해서 모두의 관심과 함께,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고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이 필요하다.

매년 충남농업기술원에서는 농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농작업 및 농약 안전사고, 여름철 온열질환, 넘어짐, 추락 등과 함께 불편한 작업자세와 반복작업, 무거운 물건 운반 등으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농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안전의식 향상 교육과 편이장비, 농작업보조구 등을 보급하는 농작업 안전보건 관련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수요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기술자격 분야에 농작업 안전 보건기사를 신설해 농작업 사고예방, 농기자재 안전사용, 농작업 위험요인 및 직업성 질환관리, 농작업 안전생활 등 농작업 안전보건 전반을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하였고 농촌진흥청에서는 2016년부터 농업인의 안전재해예방 업무를 위임 받아 농업인의 업무상재해 국가승인 통계를 생산하고 농업안전보건 자료구축, 예방기술과 교육매체 개발 등에도 힘쓰고 있으나 농업인의 입장에서 보면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우리는 흔히들 농업은 후순위 산업이고 농민은 약자라고 한다. 그러나 선진국일수록 농업을 중시하고 농업인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앞으로 우리나라도 국민의 생명줄을 이어주고 지켜주고 있는 농업과 농업인에 대한 관심과 농업현장에서의 안전과 보건에 대한 현실적 제도와 정책의 뒷받침으로 농업인의 안전보건망 구축에 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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