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서도회 회장 운봉 최영덕 선생, 김한태 책 작품으로

서체는 글자의 체재(體裁), 또는 서풍(書風)을 뜻한다. 서법에 있어 문자는 대상이며, 서체는 수단, 즉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자체는 비록 시대에 따라 변화하지만 그 정확성이 변해서는 안 안 된다. -서체 정의

대전 양성서도회가 내달 1일까지 대전 중구문화원 전시실에서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제45회 회원전을 개최한다. 양성서도회 회장인 운봉 최영덕 선생의 작품을 비롯해 운봉 선생이 직접 쓴 18m에 이르는 한글 초서 작품인 ‘한글입체초서체’를 최초로 전시한다.

운봉 최영덕 선생은 지난 1993년 김한태 선생이 대전학예사에서 출판한 책으로 엮인 ‘한글입체초서체’를 우연히 보고 이 책의 첫 페이지부터 끝 페이지까지를 그대로 보고 한 장으로 써냈다. 가로, 세로로 어떻게든 쓰기 편한 입체초서체로 판단한 운봉 선생은 이를 그대로 풀어냈다.

김한태 선생의 아들이자 배재대학교 명예교수인 김소중 씨는 “양성서도회 회장이자 추사체를 쓰시는 운봉 선생에게 우연히 아버지 책을 드렸는데, 규칙이 있는 서체를 18m의 작품으로 완결했다”며 “4~5년 전에 대작을 완성했으나 장소가 없어서 전시를 하지 못했다가 전국에서 최초로 양성서도회 정기전을 빌려 이렇게 공개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글입체초서체는 글자만 멋있게 쓰는 것이 아니라 쓰는 법칙을 모두 정리해놓은 하나의 ‘서체’로 손색이 없다. 운봉 선생의 작품 속 일부에는 10편의 시를 한글초서체로 풀어쓰기도 했다. 김한태 선생이 한글초서체를 쓰는데는 약 3년 정도가 걸렸다고 한다. 1988년부터 3~4년 정도 걸렸고 1992년 초판을 냈다가 수정을 거쳐 1993년 재판했다.

김 명예교수는 “이전까지는 초서체가 없다고 봤는데, 김한태 선생이 규칙이 있는 초서체를 정의한 것”이라며 “규칙을 통해 운봉선생이 서체를 썼고, 글꼴도 만들었다”고 추켜세웠다.

운봉 선생은 “한글이지만 한문 같은 서체를 한 자리에서 전시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글자만 멋있게 쓰는 것이 아니라 법칙을 정리해놓은 책을 보고 감동해 작품에 몰입했고, 전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양성서도회는 지난 1973년 2월 대전·충청지역 원로 서예가와 한학자 동계 홍성도, 연파 최정수 선생 등을 중심으로 발족한 서예인 단체다. 지난 2011년에 충현 기획전 및 숭모 기획전, 지난 2016년 문충공 연제 송병선 선생 경모 기획전 등을 선보였다.

 

글·사진=강선영 기자 kkang@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