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우
(사)뿌리문화 이사장

윤증(호는 명재, 자는 자인, 시호는 문성)은 조선 중기의 문신으로 소론(少論)의 영수였다.

그는 송시열의 주자학적 조화론과 의리론만으로는 변화하는 정국을 바로잡을 수 없다고 비판했으며 명재의 사상은 소론 진보세력들에 의해 꾸준히 전승 발전돼 노론일당 전제체제 하에서‘비판 세력’으로 자리를 굳혔다.

그의 아버지 미촌 윤선거는 신독재 김 집의 문인으로 송시열, 윤휴, 박세채 등 당대의 명유들과 교유했으며 아버지 문하에서 공부를 시작한 명재 윤증은 유계(兪棨)와 송준길(宋浚吉,동춘당), 송시열의 3대 사문(師門)에 들어가 주자학을 기본으로 하는 정통유학을 수학하면서 박세당(朴世堂), 박세채, 민이승(閔以升) 등과 교유하여 학문을 대성했다.

특히 송시열의 문하의 많은 문인들 중 유독 뛰어나 고제(高弟)로 지목되었고 주자의 성리학을 바탕으로 하는 의리지학(義理之學)을 체득했다.

그는 등과(登科)하지 않았지만, 학행이 사림간에 뛰어나 유일(遺逸)로 천거되어 내시교관(內侍敎官:내시부의 벼슬아치, 내관, 중관, 환관)에 발탁을 시작으로, 공조좌랑(정6품-세자시강원진강(世子侍講院 進講:왕세자의 시강과 규간하는 일을 맡았던 관청이며, 진강은 소속된 벼슬, 진강은 왕이나 세자앞에서 글을 강론 하는 것), 대사헌(大司憲: 백관을 규찰하던 사헌부의 종2품, 현재의 검찰총장), 이조참판(吏曹參判:종2품차관). 이조판서(吏曹判書: 정2품장관), 우의정(右議政: 정1품 정승)의 임명을 받았으나 ,일체 사양하고 실직에 나간 일이 없다.

그러나 정치적 중요문제가 생길 때마다 상소로 피력했다.
그러한 그의 정치적 성행이 노소분당과 그를 이은 당쟁에 큰 영향을 끼쳤을 뿐만 아니라 노론의 일방적인 정국 전횡을 견제했다.

그의 사상적 배경은 16세기 이래로 변화해온 조선사회 이해에 대한 시각의 차이에서 송시열과의 대립을 초래했다.

그것은 밖으로는 병자호란 이후 야기된 국제관계의 변화에 따른 숭명의리(송시열)와 대청실리외교문제(윤증)의 대립이었고, 양난 이후의 사회변동과 경제적 곤란은 주자학적 의리론과 명분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역사적 명제를 제기시켰다.

그는 많은 문제(門弟) 중에서도 정제두(鄭齊斗)와 각별한 관계를 가졌다.
두 사람사이의 학문 사상적 교류는 명재유고(明齋遺稿)와 하곡집(霞谷集)의 왕복서한에서 실증되고 있다. 그것은 송시열의 주자학적 조화론과 의리론만으로는 변모하는 정국을 바로잡을 정치철학으로 미흡하다는 것이었고, 왕(王)학적 학문과 실학적(實學的) 경륜을 담은 정치철학이 내재돼 있었다.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 306번지 명재 윤증 고택
윤증이 스승인 송시열에게 보낸 신유의서(辛酉擬書)에 의하면, 스승을 의리쌍행(義利雙行)이라 비판해 배사론으로 지목받았고, 송시열의 주자학적 종본주의와 이에 근거한 존화대의(尊華大義) 및 숭명벌청(崇明伐淸)의 북벌론을 정면으로 반박, 회니시비(懷尼是非:송시열은 대전 회덕, 명재 윤증은 논산 니성(지금의 노성)에 살았기에 회니시비라 함)의 발단을 이루었다.

그의 아버지인 ‘윤선거 비문 찬술’ 시비와 더불어, ‘신유의서’의 작성으로 노소당인 간의 격렬하게 전개된 ‘회니시비’는 송시열과 윤선거 부자가 모두 죽은 후에도 더욱 격렬해 노소당인들이 대립되었던 17세기를 넘기면서도 끝을 맺지 못하고, 경종, 영조, 정조 대에 해당되는 18세기 노소당론으로 넘겨졌다.

그는 어진 스승을 배반했다는 패륜으로 지목받았지만, 그를 따르던 소론 진보세력들에 의해 그의 사상이 꾸준히 전승 발전돼, 노론일당 전제체제 하에서 비판 세력으로 자리를 굳혔다.

명재는 홍주의 용계서원과 논산시 노강서원 등에 향사됐고, 명재 윤증의 묘는 공주시 계룡면 향지리에 있으며, 윤증고택은 논산시 노성면 교촌리에 있다.

윤증 초상은 2006년 12월 29일 보물 제1495호로 지정됐으며, 현재 충남 공주시 중동에 있는 충남역사박물관에 기증돼 그 곳에서 소장, 관리하고 있다.

파평윤씨 종가에는 1919년 및 1935년에 제작된 명재 윤중의 전신 좌상 및 소묘 초본 여러 점이 전하고 있다. 2006년 12월 29일 보물 제1495호로 지정됐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