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경험이다. 과거의 경험을 통해 사물을 받아들인다. 경험치가 없을 때 당혹스럽다. 이런 감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자신만의 생각을 사물에 투영하는 것이다. 더 좋은 방법은 사물을 규정하려는 생각을 벗는다. 실제 사물을 인식하는 것은 시각이지만 규정하고 결론을 내려는 것은 마음이다.

그 마음을 놓으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예술의 속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깨거나 벗어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김려향 작가의 작품 ‘stained stuff’로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일까에서 감상의 출발을 잡으면 어떨까. ‘이것이 대체 무엇일까’로 접근을 하면 사물의 속성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다. 왜 작가는 이런 작품을 세상에 내놓았을까. 그렇게 좁혀보자. 그럼 자신만의 다양한 실제를 만날 수 있다. 나는 이 작품에서 우울함을 뚫은 숨구멍이 느껴진다.

<김희정 대전 미룸갤러리 관장>

김려향(1975년~)
작 품 명 : stained stuff
작품크기 : 91.0×91.0(㎝)
재 료 ; acrylic on canvas
제작년도 : 2018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