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찾아오는 고비에도 묵묵히 ‘전진’
타고난 ‘창업 DNA’에 때 맞은 예비창업제도
‘가치’를 위해 같이 뛰는 회사되길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내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한 전국의 연구기관과 함께 혁신을 선도하는 벤처기업의 역할에 대해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연구 현장 일선의 연구자들, 그리고 국내를 넘어 세계를 선도하기 위해 늘 새로운 아이템을 창출해내는 데 열성을 쏟고 있는 창업가에 대한 기대감이다. 올해 국가연구개발비(R&D)가 사상 최초 20조 원을 돌파하고 정부가 창업 독려를 위해 다각도로 지원 정책을 펴는 것도 이들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이 한낱 꿈에 불과한 게 아닌 현실에서 실현시키기 위한 발판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덕특구 내에 자리한 ㈜가치소프트는 소프트웨어(SW) 개발을 넘어 이제는 우편과 물류 자동화 분야에 있어 4차 산업혁명 선도자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 기업이다.

가치소프트는 국내 ICT(정보통신기술) 대표 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우정물류기술연구부에서 우편, 물류 기술을 연구하던 김호연(51) 대표가 2012년 1월 독립해 세운 기업으로, 그와 함께 연구하던 동료들은 오늘도 스스로의 가치를 올리고 나아가 세계를 리드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편집자

 

김호연 ㈜가치소프트 대표

#. 창업 준비부터 지금까지 매 순간이 ‘고비’

“창업을 준비할 때부터 기업을 세우고 어느덧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고비는 단계마다 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결국 매번 찾아오는 고비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며 어떻게 타개하는가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좌우됩니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지금에와서도 모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가치소프트가 지금의 안정적인 모습에 이르기까지 김 대표의 창업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특히나 ‘맨 땅에 헤딩’을 한다는 벤처 기업 창업의 경우엔 더욱 그렇다. 자금을 끌어모으는 것과 더불어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하는 게 벤처 기업이 감내해야 하는 창업 초기에 정해진 수순이자 수난사이기 때문이다.

“벤처 기업은 늘 미래가 불확실합니다. 새로운 과제를 따내기 위해선 베팅을 해야 하고 또 운이 좋게 과제를 따낸 다음엔 과제를 수행할 인력이 필요하고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선 자금이 필요한 셈이죠. 결국 사이클이 물려있는 겁니다. 이는 수명이 긴 벤처기업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뛰어난 기술력만 갖고 성공에 이르는 건 하늘에 별 따기인 셈이죠.”

창업 초기부터 김 대표는 늘 미래의 불안함과 지내야만 했다고 귀띔한다. 매번 사업 진행에 있어 위험부담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기업의 오너가 그렇듯, 직원들에게 회사와 관련된 고민도 쉽사리 털어놓을 수 없어 쓸쓸한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지금의 회사 모습을 갖추기까지 2~3년 정도 짧게 걸릴 줄 알았지만 어느덧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여전히 자금을 모으는 데 난항을 겪고 있고 금융 기관의 도움을 받는 데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예상치못한 크나큰 위기에 봉착했을 때엔 쉽사리 직원들에게 고민을 터놓지 못하고 혼자 고독히 견디곤 했죠. 혹여나 불확실한 기업의 미래로 인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사기를 꺾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불행한 일이 닥치더라도 부모가 자식들에겐 웃는 모습만 보여주는 것과 마찬가지로 김 대표가 직원들을 대하는 방식이다.

 

 

 

김호연 ㈜가치소프트 대표

#. 하늘이 정해준 운명의 길 ‘창업’

“학교를 졸업하고 줄곧 ETRI에서만 근무했습니다.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미국에서 1년 정도의 연구년 때문이죠. 또 늘상 창업을 꿈꾸고 있는 와중에 운 좋게 예비창업제도가 생기면서 연이 닿았던 겁니다.”

김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대학교 학과 선택에 있어서도 창업의 진로를 염두해두면서 과 선택을 고민했을 정도로 말이다. 지금의 가치소프트를 있게한 원천이기도 하다.

그가 창업 전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정부의 예비창업제도 도입 덕분이다. 평소 창업에 관심을 두던 그에게 예비창업제도는 더할 나위 없는 지렛대였다.

“연구년이 끝나고 2011년 연구원에 복귀했을 때 때마침 예비창업제도가 생겼고 1회에 바로 신청했습니다. 이후 6개월 동안 예비창업을 위한 트랙을 따고 가치소프트라는 회사를 세우게 됐죠.”

가치소프트는 영상처리와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지금은 스마트 자동화와 관련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기계 중심의 자동화를 넘어 지능적이고 효율적인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그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는 것이다.

“핵심기술인 영상 처리를 기반으로 우편자동화 사업을 시작해 현재 물류자동화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소포가 화물을 지나갈 때 스캔하는 고속스캐너는 저희가 국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퍼지면서 김 대표도 4차 산업혁명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변화가 극심한 ICT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기업도 변해야하기 때문이다.

“가치소프트는 딥러닝과 AI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고 문서 또는 영상 인식 등의 프로젝트도 새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사 내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분야가 따로 있으며 이외에도 사업화 분야도 비중이 커지고 있는 추세죠.”

4차 산업혁명의 도래에 있어 가치소프트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김 대표가 내보인 청사진이다.

 

 

김호연 ㈜가치소프트 대표

#. ‘가치’를 중요시하고 같이 일할 수 있는 회사되길

“회사도 한 사람으로 여기고 잘 키워가고 싶습니다. 사람이 태어나 교육을 받고 사회에서 법과 질서를 지키며 훌륭한 사람이 되듯이, 가치소프트 내에선 새로운 가치가 창출되고 고객들에게 그 가치를 제공하고 싶습니다. 회사 정관에도 어느 정도 회사의 매출이 사회 기여로 이어지도록 명시해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입니다.”

가치소프트는 ‘모두가 같이 스스로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를 회사 비전으로 삼고 있다. 같이 가치를 창출한다는 모토다.

“가치는 밸류(value)를 창출한다는 것과 함께 같이, 즉 투게더(together)라는 의미가 내포돼 있습니다. 기존 남들이 하고 있는 레드오션인 분야가 아닌 새로운 것을 만들고 새 시장을 창출하는 데 회사의 설립 이유가 있습니다. 가치소프트는 앞으로도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를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내부적으론 직원들이 가치 있는 일을 하게 만들고 싶습니다.”

향후 가치소프트는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의 도약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이미 국내에선 어느 정도 입지가 굳혀진만큼 세계 시장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함이다.

“현재 개발한 기술을 해외로 보내 테스트하고 있는 분야가 있고 이미 캐나다 등 해외 기업과 같이 진행하고 있는 분야도 있습니다. 또 시제품을 수출한 기술도 있습니다. 추후 해외 시장으로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가치소프트는 그 이름이 암시하듯이 ‘가치’와 ‘같이’를 소중히 여긴다. 즉 가치 창출을 위해 직원과 함께, 그리고 고객과 함께 동반자가 되겠다는 일념이다. 지금보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해낼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호연 ㈜가치소프트 대표

#. 인재상

가치소프트가 생각하는 인재상은 여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정직하고 성실하며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다.

이외에도 문제 해결력을 보유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며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기반으로 소통하며 협업에 능한 능력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가치소프트의 ‘함께 가치를 끌어올리자’라는 비전과 맞닿아있는 것이다. 참고로, 가치소프트는 6월까지 우수한 S/W(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채용한다.

 

 

 

 

 

 

글=강정의 기자 justice@ggilbo.com·사진=전우용 기자 yongdsc@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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