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인 22일 대전과 세종을 비롯해 충남 내륙을 중심으로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등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특히 충남 남부지역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었다. 지난해 가마솥 더위를 체험했던 터라 이번 여름철 폭염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걱정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2일 세종과 천안·논산·부여 등 충남 내륙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았다. 대전도 31도 이상 오른 가운데 습도로 인한 불쾌지수까지 높아 시민들에게 짜증을 주었다. 장마전선의 기세가 잠시 누그러들자마자 반갑지 않은 폭염이 찾아온 것이다.

기상청은 이번 더위는 이번 주 중·후반 비가 내리면서 며칠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직도 장마전선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않아 당분간 비가 오락가락하면서 더위도 일시적으로 주춤할 것으로 예보했다. 하지만 장마전선이 물러가는 다음 주부터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여름 날씨는 지구온난화 현상 등으로 인해 무더위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는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해로 기록될 정도였다. 지난해 8월 1일 강원도 홍천은 무려 41도까지 치솟아 1904년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최고를 경신하는 등 대부분의 도시들이 최고 온도를 갈아치웠다.

대전 등 충청권 날씨도 기록적인 폭염을 보이고 있다. 특히 충청권의 경우 오히려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더 오르는 등 무더위가 심상치 않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해의 경우 7월 21일부터 8월 6일까지 17일간의 평균 기온을 보면 대전이 31.2도, 청주가 31.14도로 기온이 높아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리는 대구(31.11도)보다 높았다.

대전시는 더위가 시작되자 영세민과 독거노인 등을 위한 무더위 쉼터를 마련해 운영하는 등 폭염 피해 저감 대책 시행에 들어갔다. 특히 올 여름부터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몇 곳에 물안개분사장치(쿨링포그)를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또한 폭염특보 발효 시 소방차와 민간 살수업체를 동원, 도로 살수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동안 대구 등 다른 도시에 비해 소극적이던 폭염 대책이 보다 진전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도심 열섬 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보다 다양한 대책이 연구되고 마련돼야 한다. 도심에 나무를 더 심어 숲 조성에 박차를 가하는 등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도 더 박차를 가해야 한다. 여름철 기온 상승으로 인한 폭염은 앞으로 우리가 극복해야 할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맞는 대책 마련에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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