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참사상은 앞날의 길흉에 대한 예언이 이뤄진다고 여기는 도교사상이다. 도참은 도(圖)와 참(讖)을 합친 개념으로 ‘도’는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상징·전조·암시를 뜻한다. ‘참’은 상징적 언어로 역시 장래에 일어날 사상(事象)을 예언하는 것이다. 따라서 도참이란 결국 미래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예언서, 즉 미래기라 할 수 있다.
원시사회에서는 우주의 삼라만상이 경이와 공포의 대상이었기 때문에 주술과 점술이 발달했다. 도참도 불확실한 미래의 길흉화복을 알고자 하는 염원에서 나온 것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 동아시아 일부에서만 보이는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 도참사상은 삼국시대 이전은 확실하지 않으나 삼국시대에 도참식 비기(?記)가 있었다. 삼국사기에 '백제는 보름달과 같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다(百濟同月輪 新羅如新月)'라는 내용이 있다. 즉, 백제는 달이 차서 장차 기울 것이고 신라는 초승달과 같아 번성할 것이라는 예견이었는데 그 뒤 왕조의 흥망을 예언하는 도참사상이 나타나게 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지 2세기가 지난 후 왕건은 국호를 고려라 하고 송악에 도읍을 정했다. 왕건의 고려 건국에 관련된 도참이 이른바 ‘고경참(古鏡讖)’이다. 거울 속의 글자가 새겨져 있어 참문(讖文) 내용이 왕건의 등극과 삼국통일을 암시함을 예언했고 왕실 운수가 12대 360년으로 되어 있음도 내다봤다.
고려 태조는 도참사상을 강조했다. 후손들을 경계하는 훈요10조(訓要十條)의 제2조에 '새로 개창한 모든 사원은 도선(道詵)이 점쳐 놓은 산수순역설(山水順逆說)에 의거한 것이니, 절을 함부로 지어서 왕업을 단축시키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경계했다. 또 제5조에는 '서경(西京·지금의 평양)은 수덕(水德)이 순조로워 우리 나라 지맥의 근본인 까닭에 만대(萬代)의 대업을 누릴 만한 곳'이라 했다. 특히 제8조는 풍수지리에 입각한 도참이다. 즉 '차령산맥 이남과 금강 바깥쪽의 지세와 산형이 모두 거꾸로 뻗었으니 이곳의 사람이 조정에 참여하면 정사를 어지럽히거나 국가에 변란을 일으킬 터이니 등용하지 말라'는 훈계를 내렸다.
이는 산세(山勢)로는 백두대간의 산맥이 위인 북쪽에서 아래인 남쪽으로 뻗어내려 오다 남덕유산 아래 영취산을 기점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반대로 올라오기 시작해 전북의 마이산과 대둔산, 계룡산 일대로 이어짐으로써 반역의 지세라는 것이다. 또 금강유역의 수세인 물의 방향도 남쪽인 장수에서 북쪽인 진안, 무주, 금산으로 흘러 배반의 형세를 지적하고 장차 이곳의 인재를 등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에 상반되게 후대의 풍수가와 도참 사상가는 금강물이 계룡산을 휘감아 돌아감으로써 산과 물이 태극의 형상을 이뤄 산태극 수태극을 이루는 천하의 명당임을 지목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