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백제문화제 국제 포럼. 금강일보 제공

과거에 어른들이 ‘문화가 밥 먹여주냐’고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는 정말 문화가 밥 먹여주는 시대가 됐다. 문화예술에 아이디어를 더한 콘텐츠산업이 국민의 행복은 물론 국가를 부강하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산업은 창의력과 사람이 그 산업의 자원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콘텐츠산업은 굴뚝 없는 산업일 뿐만 아니라, 두뇌만 가지면 얼마든지 시장규모를 키울 수 있다. 콘텐츠가 우리의 미래 먹거리 산업인 이유다.

문화산업에 수많은 창업자가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기초예술과 전통문화가 지닌 미래가치로 콘텐츠를 생산·유통하는 문화예술기업이 있다. 창립한 지 이제 2년 가까이 된 전통플랫폼 헤리스타다. 문화예술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을 설계하는 콘텐츠그룹이다.

헤리스타(HERISTA)는 문화유산을 뜻하는 헤리티지(Heritage)와 축제를 뜻하는 페스타(Festa)의 합성어로 콘텐츠그룹 ㈜헤리티지페스타의 브랜드다. 헤리티지페스타는 전통문화콘텐츠 전문가인 이창근 박사가 2018년 2월 동료 연구자, 예술가와 함께 설립한 예술기획사로 서울 서초동에 소재한다. 페스티벌 기획과 공연 제작, 문화적 콘퍼런스 연출, 아티스트 매니지먼트 업무를 전담하는 페스티벌컬러링랩을 중심으로 부설 연구소인 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가 문화정책 컨설팅과 트렌드 분석, 콘텐츠 개발, 문화재 활용 조사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전통플랫폼 헤리스타를 이끄는 이창근 대표는 “예술작품과 콘텐츠 창작의 원천은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그래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전통’은 아이디어의 보고(寶庫)”라며 “문화재와 역사문화인 전통을 콘텐츠로 재발명하고, 문화로 사람들의 마음을 잇는 일이 헤리스타의 미션인 동시에 비전”이라고 밝혔다.

◆ 문화의 힘과 한류

최근 세계적 플랫폼의 성장과 함께 한국 콘텐츠의 해외 진출도 늘어났지만, 국제경쟁 또한 심화하고 있으며, 5세대 이동통신(5G)의 상용화에 따라 실감콘텐츠가 미래의 성장동력으로 등장하는 등 콘텐츠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콘텐츠산업을 키우고, 연관 산업의 동반성장을 선도하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돌파구로 삼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9월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산업화와 민주화 위에 콘텐츠와 문화의 힘이 더해지면서 대한민국의 자긍심도 한층 커지고 있다. 콘텐츠는 문화를 넘어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산업”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콘텐츠산업은 지난해 매출 119조 원, 수출 96억 달러, 일자리 65만 명으로 세계 7위의 콘텐츠 강국으로 성장했다.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는 세계인이 즐기고 인정하는 문화로 확산하고 있으며, 소비재·관광 등 연관 산업의 성장을 견인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문화가 국부(國富) 창출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콘텐츠산업 발전을 위해선 창의력과 기술을 모두 갖춰야 한다. 창의력이 바탕이 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이나 5세대 이동통신 기술 없이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문화산업으로 키우는 데에 한계가 있다. 무엇보다 한국인에겐 창의력, 감성, 상상력의 DNA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문화예술 스타트업인 전통플랫폼 헤리스타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콘텐츠산업의 문화원형인 문화유산과 전통문화를 통해 콘텐츠로 재조립하는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전개해나가고 있다.

◆ 문화예술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 설계

이제 창립 3년 차를 앞둔 전통플랫폼 헤리스타는 그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창근 대표는 “헤리스타의 업무영역은 크게 컨설팅과 프로듀싱으로 구분되는데, 모두 소속 구성원과 여러 파트너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온 것”이라며 “문화예술은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일이기 때문에 그것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신뢰와 합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창립 첫해인 2018년에는 전통예술 복원 및 재현 사업, 미디어파사드 콘텐츠 개발, 서초 서리풀 페스티벌 평가연구 등 컨설팅 프로젝트를 주로 추진했다. 이를 통해 지역문화 활성화의 비전을 도출하고 발전전략을 마련했다. 특히 ‘문화의 옷’을 입힌 콘텐츠 기획과 전략 개발을 통해 프로젝트의 문화적 혁신은 물론 문화가 넘실대는 미래가치를 창출했다.

올해는 제주들불축제, 연수능허대문화축제의 문화관광축제 도약을 위한 발전전략 포럼을 통해 지역축제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또 역사문화도시인 충남 공주의 미래 먹거리 프로젝트로 공산성-금강의 실경을 이용한 공연관광상품 개발의 마스터플랜을 마련하여 문화유산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비즈니스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백제문화제의 근간인 웅진백제 5대왕 추모제 봉행의 고품격화, 대가야의 도읍이었던 경북 고령에 건립되는 대가야 종묘의 제례 재현을 위한 기본연구, 한양도성문화제의 홍보전략 개발을 추진했다.

한편, 헤리스타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콘셉트 디자인과 메시지 기획으로 콘텐츠를 창작하여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행사의 개최 취지와 의도를 공연 형태로 구현하는 ‘메시지 퍼포먼스’, 서양음악과 국악, 대중음악의 컬래버레이션 무대 ‘이음콘서트’, 불꽃축제의 해설프로그램 ‘불꽃토크쇼’를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한 협업예술단체인 ㈔일무보존회, ㈔정재연구회, 풍류앙상블 한, 콰트로 마에스트리, 솔라첼로 성악연구회, 만지작 뮤지컬과 함께 관객들에게 차별화된 공연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트렌드 분석과 소비자의 니즈를 늘 탐구한다.

이창근 대표는 “요즘 뉴트로(New+Retro)에 주목하고 있다. 촌스러움이 트렌디할 수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1980~90년대의 복고가 활발한데, 과거에 대한 향수도 콘텐츠다. 또 그 시대를 접해 보지 못한 세대에게는 새로운 상상력과 감동이 된다. 그래서 흘러간 문화였지만 동시대 사람들에게 감성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아이템과 콘셉트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플랫폼 헤리스타 대표 이창근 박사

◆ 전통플랫폼 헤리스타의 미래비전

전통플랫폼 헤리스타를 이끄는 이창근 대표는 문화재청의 문화재진흥기관 출신으로 언론사를 거쳐 2018년 2월 창업했다. 오랜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문화산업 현장에 뛰어든 이 대표는 경희대학교에서 ‘미디어 파사드(Media Facade) 체험이 문화재 가치 인식과 진흥 효과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예술경영학박사(Ph.D.) 학위를 받았으며, 2007년 문화재청장 표창, 2011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2013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현재 문화정책컨설턴트인 동시에 문화기획자이며, 문화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이창근 대표는 “전통플랫폼 헤리스타는 우리 정신문화의 어제를 담아 내일에 전하는 콘텐츠그룹이다. 문화예술-콘텐츠-사람을 잇는 초연결사회(Hyper-connected Society)의 문화메신저가 되는 것이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지만, 헤리스타는 12월에 개최 예정인 프로젝트 준비로 분주하게 보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정보화협의회 워크숍, 중앙정부 공공부문발주자협의회 포럼, 인천 연수 능허대 예술제 등이 남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2020년 콘텐츠에 대한 사업 구상과 기획안 작성이 큰 과제일 것이다.

오직 문화가 지닌 힘을 통해 콘텐츠산업의 지평을 열고 있는 헤리스타의 2020년 마스터플랜이 주목된다.

서울=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