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원 충남농업기술원 원예연구과

지난 100년간 지구의 평균온도는 0.7℃ 상승하였고, 우리나라는 세계평균의 2배인 1.5℃가 상승하였다.

우리나라는 서해안 해수온도가 동해나 남해보다 더 많이 상승하였다고 한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땅덩어리가 있어 어찌 보면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IPCC(기후변화 국가간 협의체)에서 발표한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의하면 2071~2100년이 되면 온도가 4℃ 상승하여 한반도의 17%가 아열대 기후구로 변할 것으로 예측하였다.

농업측면에서 아열대 기후화는 현재 재배되는 작물의 적지가 북상하고, 품질 및 수량 감소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며 새로운 병해충이 나타나 생태계에 이상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지구온난화가 반드시 부정적인 효과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기온이 상승하면 기존에 재배가 어려웠던 새로운 품목, 즉 아열대 작물의 재배가 가능해진다. 또한 일부 작목은 이모작도 가능하고, 월동작물은 저온피해가 감소할 수 있으며, 시설재배 농작물은 난방비를 크게 절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온난화에 대한 다양한 연구와 대응책 중 아열대 채소는 농업부문의 신소득 작목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 이유는 최근 급격히 증가한 외국인근로자, 결혼이민자 등으로 인해 아열대작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국내 소비자 역시 아열대작물에 대한 식문화에 관심이 커짐에 따라 아시아지역의 다양한 식문화가 융합하며 확대되고 있다. 또한 아열대작물 중에는 다양한 기능성이 있어 앞으로 틈새 소득작물이 될 것이라고 예측되고 있다.

아열대 채소는 주로 노지에서 여주, 오크라, 인디안시금치, 울금, 공심초 등 매우 다양하게 재배되고 있고, 그 규모는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아열대 채소는 재배면적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지만 아직 재배기술과 정보 부족으로 실패의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이러한 실패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연구기관에서 먼저 우수자원을 도입하여 특성을 분석하고 재배 가능 작목을 선발하며 토양관리, 생리장해 등 지역실정에 맞는 재배법을 개발해야 한다.

충남농업기술원에서는 아열대 채소 전시포를 운영해 농가들의 견학과 현지설명을 통해 작물의 이해를 도와주고 있으며, 도내 적응성을 검토하여 재배 가능한 작목을 선발하고 재배매뉴얼을 제작해 보급하고 있다. 또한 10월에는 농업인, 관심 있는 소비자들과 현장평가회를 개최하여 새로운 작물을 맛보며 요리를 시식하고 기호성을 조사 분석하는 등 새소득 작목으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시장이 협소해 대부분 직거래에 의존하게 되고 조금만 넘쳐나면 가격폭락마저 우려된다. 그래서 유통체계의 확립이 필요하고 동시에 새로운 요리법 개발, 기능성 분석 등의 적극적인 홍보도 동반되어야 한다. 농업인에게는 새로운 소득원으로서 효자노릇을 하는 한편, 국민들에게는 건강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작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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