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자원은 충분, 캠프기간 만들어야

한화에 새롭게 둥지를 튼 투수 장시환이 롯데 시절 투구하는 모습. 사진제공 연합뉴스

 

지난 시즌 한화이글스의 가장 큰 문제는 이렇다할 토종 선발투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외국인 원투펀치인 서폴드와 채드벨은 제 몫을 해줬지만 토종 선발투수는 몰락했다. 

 통상 선발투수는 외국인 투수 2인과 토종 선발진 3인으로 꾸려지는데 한화는 지난 시즌 무려 ‘15명’이 선발투수로 출전했다. 명확한 3~5선발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올 시즌 한화 토종 투수들 중 시즌 단 한 번이라도 선발 마운드를 밟은 선수들의 총 승수는 14승밖에 되지 않는다.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은 한화를 떠나기 전인 2011년 11승7패, 2012년 9승9패를 거뒀다. 이후 2019년까지, 한화의 토종 선발 중 10승을 거둔 투수는 2015년의 안영명(10승 6패) 단 1명 뿐이다.

한화는 이번 겨울 마운드 보강에 힘썼다. 지난해 7월 27일 송은범을 LG로 보내고 신정락을 데려왔다. 백업 포수였지만 활약을 펼쳤던 지성준을 롯데에 내주긴 했지만 지난 시즌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장시환을 데려왔다. 성장 가능성이 큰 지성준을 내주면서까지 선발투수감을 찾은 거다. 장시환은 지난해 27경기에 나서 6승13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투구이닝도 125.1이닝으로 생애 첫 한 시즌 100이닝도 돌파하며 선발투수로서의 내구성도 입증했다.

장시환은 확실한 3선발로 점쳐진다. 신정락도 스프링캠프에서 선발투수로 보직이 바뀔 수도 있다. 이외에도 마당쇠 역할을 했던 장민재, 10승에 가장 근접했던 윤규진, 두산에서 데려온 좌완 이현호, 파이어볼러 김범수, 깜짝 신인 투수까지 선발 자원은 충분하다. 

한용덕 감독의 올 시즌 투수 운영 기조는 ‘안정화’다. 고질병을 치유하겠다는 의미다. 많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했지만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만큼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토종 선발진과 추격조, 필승조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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