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장로 홍길동은 일요일 부인과 함께 교회에 가야 하는데 회사에 중요한 일이 있다고 핑계를 대고 가지 않았다. 오후에 집에 오면서 마누라 잔소리를 어떻게 이겨내야 하나 걱정을 했는데, 웬걸 마누라가 잔소리를 한마디도 안 하고 맛있는 저녁을 차려주는 것이 아닌가! 아마도 목사님의 설교에 크게 감명을 받은 모양이다 생각하고 목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목사님 홍 장로입니다. 제가 오늘 부득이 한 사정이 있어 교회를 못 갔는데, 설교 주제가 무엇이었나요?” 하고 묻자, 목사님 왈 “예. 오늘 설교 주제는 ‘원수를 사랑하라’였습니다.” 아니 이럴 수가!

▶홍길동이 “오늘 저녁 회식이 있다”고 하니, 마누라가 말린 쑥을 주며 저녁에 고기쌈을 먹을 때 꼭 마늘과 함께 넣어서 먹으란다. 회식 때 뭔가를 넣어서 먹고 있는 홍길동을 보고 있던 과장이 뭘 그렇게 넣어 먹느냐고 물었다. “마누라가 준 쑥인데 꼭 마늘이랑 같이 먹으면 좋다고 해서….” 그 말을 듣자 과장이 큰 소리로 웃는다. “그거 마누라가 당신 사람 되라고 하는 거야!” 아니 이럴 수가!

▶홍길동이 거나하게 술에 취해 자정이 돼서야 집에 기어들어와 술 취하면 언제나 되풀이하는 주사를 부리다가 잠이 들었다. 아침에 정신이 번쩍 들면서 틀림없이 마누라로부터 한 소리 듣겠다 싶었는데, 마누라가 다정한 목소리로 시원한 해장국 끓여놨으니 속 좀 잘 풀고 출근하란다. 아니 이럴 수가! “당신이 오늘 웬일이야”라고 물으니 “어젯밤 당신을 침대에 눕히려고 바지를 벗기려는데 당신이 ‘나는 임자 있는 사람이야. 바지는 절대 못 벗어!’라고 하더라고.”

▶사람과 개의 차이란 사람은 취하면 개가 될 수 있지만 개는 취해도 결코 사람이 되지 못하는 점이라고 한다. 그래서 개보다는 사람을 대우해준 것이다. 또 개와 사람을 비교하면서 ‘개만도 못한 놈’, ‘개 같은 놈’, ‘개보다 더한 놈’이라고 하여 어떻게 비교해도 전부 개를 사람보다는 낮게 봐왔다. 그러나 오늘날의 개는 사람들과 한집에서 식구로 살면서 떼래야 뗄 수 없는, 사람과 동격인 반려견으로 위치가 바뀌었다. 이젠 개라 부르지 않고 견공이라 한다. 그리고 반려견은 어엿이 가정의 최상위층이 됐다. 반려견이 먼저 하는 일은 식구들의 서열을 정하는 일이다. 대부분의 남자들은 낮은 서열로 지정돼 소위 ‘개 무시’를 당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앞으로 개한테 잘 보이면 서열 승진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다. 그런데 견은 견이지만 좋지 않은 견도 있다.(동음이의어 유머) 즉, 편견, 참견, 선입견, 꼴불견, 오십견 등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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