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익 목표 달성 개인투자자들 매도 늘고
아직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우세
이후 관건은 외국인 투자 동향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 SNS 주식 단체 대화방에서 만난 여 모(35·대전 대덕구)씨는 최근 몇 달 전에 사둔 주식을 팔아치웠다. 코스피가 2000선에 육박하고 기업 주식들의 가격도 상승하면서 탈나기 전에 치고 빠지자는 계산에서다. 개인투자자인 여 씨의 마음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주가가 폭락하면서 모아뒀던 돈까지 털어가며 주식에 투자했던 만큼 욕심을 부리지 않는 쪽으로 기운 상태다.

그는 “팍팍한 세상에 한방을 노리는 심산으로 주식에 뛰어들었다. 운이 좋았던 건지 이달 들어 목표치를 달성한 만큼 깔끔하게 정리하기로 다짐했다. 알다가도 모르는 게 주식이라는 걸 이번에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최근 주식을 시작한 이 모(39·대전 유성구) 씨는 연일 오르는 주가 속 주식을 팔지 말지 목하 고심 중이다. 지난 3~4월 외국인들의 매도로 인한 증시 하락으로 삼성을 비롯한 우량주를 구입했던 만큼 100만 원 수준의 차익을 얻은 상황에서 결단의 순간이 닥쳐 온 거다.

그는 “지인의 권유에 난생 처음 주식에 발을 붙였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 중 좀 더 주식을 사놓겠다는 이들이 많아서 나도 일단 다른 주식을 알아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불안정안 세계 증시 속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대항해 매수 행렬로 응전했던 ‘동학개미’들의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증시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시세 차익 목표를 이룬 개인투자자들이 일명 ‘손털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15분 경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6포인트(0.05%) 내린 1979.55를 가리켰다. 지수는 전 장보다 8.49포인트(0.43%) 내린 1972.12로 출발한 뒤 1980선 전후로 등락을 거듭하다가 전 장보다 9.03(0.46%)오른 1989.6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유가증권기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955억 원, 781억 원을 순매수했으며 개인은 1779억 원을 되팔아 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도 7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장보다 5.39포인트(0.77%) 오른 701.75를 나타냈다. 지수는 전장보다 0.79포인트(0.11%) 오른 697.15로 개장해 강세 흐름을 유지하다가 전장 보다 12.40(1.78%) 오른 108.76에 장을 마감했다.

대전 서구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가 1800선을 회복한 시점부터 지금까지 이른바 ‘동학개미’로 불린 개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점차 늘고 있다. 대부분 전문 주식 투자 지식 없이 주식을 사들였던 만큼 ‘적당한 선’까지만 이익이 나면 바로 빠지는 상황”이라면서 “현 시점에서 주식을 새로 사들이는 건 위험이 크다. 우리나라 증시가 외국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이후 외국인의 주식 매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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