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추모 촛불 밝히자" 촉구하는 홍콩 재야인사들 (출처 : 연합뉴스)

홍콩 경찰이 오는 4일 진행될 예정이던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희생자 추도 집회를 불허했다.

이 사건은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면서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탱크와 장갑차를 동원해 유혈 진압한 사건을 이른다.

1일(현지 시각) CNN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코로나를 이유로 오는 4일 열릴 예정이었던 톈안먼 추모집회 불허를 결정했다. CNN이 입수한 경찰 문건에 따르면 8명 이상 모이는 집회가 금지 돼있기 때문에 톈안먼 추모집회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리척얀(李卓人) '중국의 애국주의적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는 홍콩 연대' 주석은 "정부가 이미 학교와 가라오케 같은 서비스 업종의 재개까지 허락해놓고 정치적 집회 개최를 금지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경찰의 불허 결정에도 홍콩 시민들이 각자 자신이 있는 곳에서 밤 8시에 맞춰 촛불을 켜고 1분간 침묵하는 추도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사실상 집회 금지 결정에 '불복종' 의사를 드러냈다. 리 주석은 "만일 우리가 집회 장소에서 촛불을 켤 수 없다면 우리는 홍콩 전역에서 촛불을 켤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 경찰의 이번 톈안먼 추도 집회 불허 결정은 예상된 일이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8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고 있다. 이런 기조하에서 홍콩 경찰은 최근 대형 정치 집회를 일절 허용하지 않았다. 올해 톈안먼 민주화 시위 희생자 추도 행사는 중국이 홍콩인 다수가 반대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법제화를 강행한 직후 진행된다는 점에서 경찰의 불허와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서도 많은 홍콩 시민이 모여 반중 정서를 분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마카오 정부도 지난 30년 동안 허용했던 '톈안먼 사진전'을 올해는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마카오 시민단체인 민주발전연합은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세나도 광장에서 톈안먼 사진전을 개최해 왔다. 마카오 정부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 사진전을 허용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지난달 갑작스럽게 입장을 바꿔 이를 불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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