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출처 : 연합뉴스)

페이스북의 고위직과 직원들이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에게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CNBC와 뉴욕타임스(이하 NYT)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직원 수백명은 이날 '아무 것도 하지 않기로 한' 저커버그 CEO의 결정에 항의해 일종의 화상 파업에 돌입했다. 직원 수백명이 자신의 디지털 프로필 등에 '부재 중'이라는 자동 메시지를 띄웠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결정한 페이스북 경영진의 결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특히 트위터가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에 ‘경고 딱지’를 붙인 것과 달리 페이스북이 이를 방치하고 있다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미니애폴리스 흑인 사망 항의 시위자들을 '폭도'라고 지칭하며 "약탈이 시작되면, 총격전도 시작된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트위터는 잭 도시 CEO가 책임을 지고 트럼프 대통령의 게시물을 차단했다. 트위터는 운영 규정상 폭력을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게시물을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페이스북은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저커버그 CEO는 30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정부가 만약 무력 배치를 계획하고 있다면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페이스북 내부에서는 요구가 받아들여지 않으면 사직하겠다는 취지의 탄원서도 돌기 시작했다. NYT는 10여명의 전현직 직원들을 인용해 저커버그 CEO의 리더십이 지난 15년전 페이스북을 설립한 이래 가장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평가했다. 현재 회사 내부에서는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으며 트위터 등에 회사 정책에 불만을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 한 페이스북 직원은 “인종차별에는 중립적 입장이라는 게 없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경영진을 비난했다. 또 다른 직원은 “미국 대통령이 흑인 시위대에 대해 폭력적인 증오 발언을 하는 건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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