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태극전사들 막바지 준비 한창
전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하계 스포츠축제 2012년 런던올림픽 개막이 85일 앞으로 다가왔다. 제30회 런던올림픽은 오는 7월 27일부터 8월 12일까지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을 비롯해 종목별 경기장에서 열전을 펼친다.
1908년과 1948년 2번의 올림픽을 치른 런던은 이번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근대올림픽 역사상 세 차례의 올림픽을 치르는 최초의 도시가 됐다.
올해 30회째를 맞는 런던올림픽은 ‘하나의 삶(Live As One)’이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 70억 인구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세계 200여 개국의 선수 1만여 명이 참가해 금메달 302개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한국은 해방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출전하는 올림픽이라는 의미를 갖는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 10개-종합 10위’를 목표로 세웠다.
한국은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역대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획득하며 종합순위 7위에 올랐다. 전통적인 효자 종목인 양궁과 태권도에서 금맥을 캤다. 박태환은 한국 수영 사상 첫 번째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야구에서는 미국과 일본, 쿠바 등 야구 강국들을 꺾고 전승 우승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은 런던올림픽에서 3회 연속 톱10 진입에 성공하겠다는 입지를 굳히고 4년 전과 비슷한 수치의 메달 전망을 내놓았다. 효자종목인 양궁과 태권도, 유도, 레슬링을 비롯해 수영, 배드민턴, 체조, 사격, 펜싱 등에서 금빛 승전보를 기대하고 있다.

종합 10위의 목표 달성을 위해 한국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운데 대전·충남 선수들이 메달 획득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한국의 전통적인 강세 종목에서는 올림픽 메달보다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기가 더 힘들기도 하다.
올림픽을 향해 도전하는 대전·충남 선수들은 누가 있을까. 런던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이 기대되는 대전·충남 선수들을 소개한다.

대전에서는 유도 김나영(서구청)과 양궁 김법민(배재대), 레슬링 이세열, 최규진, 김진혁(이상 한국조폐공사)이 런던행에 도전한다.
대전 유도간판 김나영은 2007년 용인대 재학 시절부터 전국체전에서 5년 연속 정상을 차지하는 등 여자 +78㎏급의 일인자로 군림하고 있다. 2010년 서구청에 입단한 후에도 전국체전 금메달은 물론 각종 국내대회를 석권했다.
특히 올해 국가대표 유럽 전지훈련기간 동안 치른 헝가리 월드컵대회와 독일 그랑프리 유도대회, 폴란드 월드컵 유도대회 등 국제유도 대회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획득하는 눈부신 성적을 거뒀다.
국내·외에서 강한 존재감을 굳힌 김나영은 대표선수 최종평가전을 남기고 있다. 무난하게 태극마크를 달고 런던에 입성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나영의 금빛 메치기를 기대해 본다.
신궁 김법민도 올림픽 메달을 정조준하고 있다.
대전 새일초등학교와 갈마중, 대전체고를 거쳐 배재대에 입학한 김법민은 입학 첫해부터 대통령기전국남녀양궁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중국에서 열린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입지를 굳혔다.
올림픽 메달경쟁보다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남자대표 4명이 선발되는 가운데 2위를 달리고 있는 김법민은 터키에서 열리는 월드컵 2차대회에서 태극마크를 획득할 전망이다.
주어진 시간 안에 과녁에 정확하게 활을 쏴야하는 양궁에서 비교적 빠르게 활시위를 당기는 김법민은 시간 관리에서 유리하다. 시간에 쫓기다 실수를 범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여러 차례 치러진 대표선발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집중력도 향상됐다.
김법민은 올림픽에서 남자단체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미국이 국제대회에서 두각을 보이며 부상한 가운데 미국을 언제 만나느냐하는 대진이 중요할 전망이다.
한국조폐공사의 레슬링 3인방 최규진, 김진혁, 이세열도 금 굴리기가 예상된다.
각각 그레꼬 55㎏, 74㎏, 84㎏에서 대표선발을 노리고 있는 세 선수는 라이벌 선수를 제압하고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정백(삼성생명)과의 최종선발전을 남기고 있는 최규진은 상대 팔을 재빠르게 끌어당겨 뒤를 잡아 점수를 획득하는 ‘팔끌기’가 주특기이다. 체력이 좋고 그라운드 기술이 뛰어나 올림픽에 출전한다면 금메달 획득이 가능할 것이란 평가다.
근지구력이 탁월하고 하체 힘이 좋은 김진혁도 윤종규(국군체육부대)를 넘고 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각오다.
이세열은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상대를 제압한다. 장신임에도 빠르게 상대의 허리로 파고드는 허리태클로 득점을 노린다. 조혁철(국군체육부대)과의 최종평가전을 남기고 있다.
◆충남

아산시청의 김종은과 김종희, 김다래, 조은지, 장수지 등 5명의 낭자들은 여자하키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담금질이 한창이다.
온양한올고와 대덕대를 거쳐 아산시청에 입단한 김종은은 파워풀한 돌파력이 일품이다. 공격수로서 득점력이 뛰어나 국내·외 대회에서 득점상을 휩쓴 김종은의 손에서 통쾌한 득점이 터질 전망이다.
김종은의 득점은 김종희와 김다래가 돕는다. 인제대를 나란히 졸업한 두 선수는 빠른 발을 가졌으며, 개인 돌파 이후 이어지는 어시스트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조은지는 안정된 수비를 자랑한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모두 조은지에서부터 시작될 만큼 패싱력이 뛰어나다. 조은지는 수비수이지만 손목의 스냅을 이용해 날카로운 스윙으로 타격하는 플릭슈팅이 매우 좋아 후방에서도 득점을 노려볼 수 있다.
한국의 골문은 장수지가 맡는다. 골키퍼로서 위치선정이 좋은 장수지는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충남도체육회 핸드볼팀 이창우와 고경수, 이은호는 남자핸드볼에서 메달획득을 노린다.
세 선수는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런던에 입성하기 위해 마지막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창우는 든든하게 뒷문을 틀어 잠글 예정이다. 이창우는 골키퍼로서 순발력이 좋고 풍부한 경험이 장점이다. 센터백인 고경수는 중앙에서 볼 배급이 좋고 날카로운 중거리슛으로 경기 흐름을 주도한다.
경희대를 졸업하고 충남도체육회에 입단한 신예 이은호는 빠른 발이 강점이다.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 다부진 체격도 겸비했다.
남자핸드볼팀은 지난해 일본과의 올림픽 최종예선에서 승리하며 남녀 동반 본선진출을 확정했다. 한국과 개최지 영국을 비롯한 12개 본선 진출국은 6개팀씩 2개조로 나뉘어 풀리그를 벌인 뒤 각조 1~4위 팀이 8강 토너먼트를 벌여 우승팀을 가린다.
충남의 세 선수는 대표팀에 합류해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본선에서 조 1위를 차지하고도 8강에서 스페인에 패해 탈락한 설움을 극복하고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고(故) 손기정, 황영조, 이봉주로 이어지는 마라톤 계보를 정진혁이 잇는다.
건국대 3학년인 정진혁은 국가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불굴의 레이스를 펼칠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10년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1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2위로 골인한 정진혁은 같은 해 전국체전 하프마라톤에서도 은메달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강철 같은 심장과 지구력이 뛰어나 페이스 조절과 전략을 잘 구사한다면 막판 스퍼트로 메달 획득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