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웃음씨는 웃음꽃으로 활짝 핀다

사람에게는 말씨, 솜씨, 글씨, 맘씨, 맵시, 몸씨 등 여러 가지 ‘씨’가 있다. 이들 씨앗은 몸 밖으로 튀어나와 남에게 달라붙어 말하는 사람의 인격을 그려댄다. 그래서 말씨에는 칭찬과 유머를, 맘씨에는 양보와 배려를, 몸씨에는 친절을, 솜씨에는 재주를, 맵시에는 멋스러움을, 글씨에는 품격을 내보여야 한다.

특히 말씨는 입을 열기만 하면 바로 자리 잡고 자라나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그래서 좋은 말, 듣기 좋아하는 말, 함께 웃을 수 있는 말은 세상살이에서 매우 중요하다. “네 덕이다”, “참 좋을 때다”, “고마워”, “감사해” 등의 말씨는 싹이 터서 웃음꽃으로 활짝 피어난다. 그러나 화를 부르는 말은 말꼬리가 잡히면서 시작할 때의 본뜻은 사라지고 싸움으로 막을 내리고 만다. 화를 나게 하는 말은 화를 부르고, 화는 불이 돼 모두를 태워버리는 것이다.

▶연기로 인해 연기처럼 사라지고

대전시민대학의 6월 1일 개강이 다시 2주 후로 연기됐다. 2월부터 4개월간이나 닫혔던 문이 이제는 열릴까 하고 기대했던 노년층 수강생들의 기대는 개강 연기로 인해 연기처럼 사라져버렸다. 코로나19가 소리 없이 사람 사이를 왕래하면서 사람들에게 ‘까불지마’ 소리치며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으니 앞으로 더 바짝 긴장해야 할 것 같다. 본래 ‘까불지마’란 부인이 여고 동창들과 함께 동남아 여행을 떠나면서 냉장고에 붙여 둔 남편 준수사항 네 가지 ‘까불지마. 까-까스 항상 조심하고, 불-불조심하고, 지-지퍼 함부로 내리지 말고, 마-마누라 생각만 하고’였다는데… (그런데 남편들은 속으로 ‘까-까스 걱정할 필요가 뭐 있어? 불-불조심 걱정할 필요가 어디 있냐고? 지-지퍼 내릴 일 좀 없을까 기다려지고, 마-마누라 없으니 얼마나 좋아’라고 생각한다니). 지금 부인들은 생활 거리가 익숙해질 때까지 계속 거실에 버티고 앉아있어야 할 남편들에게 삼시 세끼를 꼬박꼬박 챙겨줘야 하니 “삼식이 세끼”, “삼식이 세끼”를 되뇌며 죽을 맛이라고 하지만, 생각해보면 얼마 만에 찾아온 두 사람만의 오붓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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