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나도 미래의 꼰대

사자 중에서 제일 좋은 사자는 ‘자원봉 사자’이고, 가장 나쁜 사자는 ‘저승 사자’다. 호랑이 중에서 제일 좋은 호랑이는 ‘솔선수 범’이고, 가장 나쁜 호랑이는 ‘살인 범’이다. 브라질 밀림에 사는 남자의 이름은 ‘아마 존’이고, 그의 한국 이름은 ‘오 존’이다. 대학 중에서 제일 좋은 대학은 ‘공명정대’이고, 최고의 높은 대학은 ‘천문대’, 가장 좋은 대학은 ‘참좋은대’다.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대학은 ‘해운대’이며, 오래된 대학은 ‘고대’다. 충청권에서 손꼽는 명문대는 ‘계룡대’와 ‘청남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쁜 대학은 ‘꼰대’다. 꼰대는 나이가 차면 무조건 자동입학·의무입학이 된다. 정원 외 영재 입학 제도가 있다 보니 다수의 젊은이들도 수시 입학하는 특전을 누린다. 그런데 꼰대 학생들은 모두 자신이 꼰대 학생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들은 그가 꼰대 학생임을 금방 알아차린다.

꼰대는 ‘나이 권력으로 버텨라, 듣지 말고 고집으로 밀어붙여라, 일수거사(一水去師, 한 물 간 선생)지만 라떼 호스(나 때는 말이야)를 외쳐라’를 대학의 비전으로 내건다. 꼰대의 교과과정은 모두 여기에 맞춰져 있지만 교수진은 한 사람도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기주도학습을 실천해 스스로 꼰대 마스터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꼰대 학생들은 자기 눈에는 안 보이지만 남의 눈에는 잘 보이는 다섯 마리의 개, 즉 ‘편견’, ‘선입견’, ‘참견’, ‘꼴불견’, ‘목불인견’ 등을 대동해 ‘막무가내’라는 냇가를 외롭게 산책하며 지낸다. 그런데 과거 꼰대라고 흉보고 다녔던 젊은이들이 99% 새로운 꼰대 학생으로 입학한다는 사실을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은 자신이 젊다, 새롭다, 신세대라고 자화자찬하던 사람들이 미래의 아이들로부터 다시 꼰대라는 말을 듣게 되는 것이 세상 이치다. 만약 꼰대 자동입학을 바라지 않는다면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그래서 항상 책을 읽는 일, 유머로 웃고 지내는 일이 중요하다.

▶피시 베이커리(붕어빵 장사) 아줌마와의 밀담

50대에 혼자된 아줌마가 붕어빵 장사를 하고 있었다. 직장 때문에 부인과 떨어져 혼자 하숙생활을 하는 홍길동은 퇴근길에 1000원씩 주고 붕어빵 한 봉지를 사곤 했다. 그런데 사실 홍길동이 이 붕어빵을 먹는 것도 아니다. 그냥 아줌마 얼굴도 보고, 조금 도와준다는 생각에서 사는 것이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그냥 돈 1000원만 주고 붕어빵은 필요 없다고 하면서 가버렸다. 이렇게 한 지 3개월이 넘은 어느 날 아줌마가 긴히 말씀드릴 것이 있단다. “아저씨 그간 너무 고마워요. 그런데… 사실은요, 요즘 밀가루 값이 올라 한 봉지에 1500원씩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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