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세 이어져 ‘빚투’ 상환 증가하고
경기 부양책 속 소상공인 부채 탕감도 한 몫
일각선 연체율 상승 우려 목소리도

[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급전이 필요한 이들이 자주 찾는 카드론의 잔액이 감소한 반면 이용액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소상공인과 ‘빚투’ 투자자들의 카드론 이용액은 늘어났지만 정부의 금융 지원과 증시가 회복하면서 빚을 갚아가는 게 카드론 잔액이 줄어든 요인으로 지목된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현대·우리·삼성·신한·하나·롯데카드 등 7개 카드사의 지난 6월 말 카드론 잔액은 29조 7892억 원으로 전월 29조 9148억 원 보다 256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 3월(30조 3047억 원)까지 상승세를 유지했던 카드론 잔액이 4월부터 석달 째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5월까지 이어지던 카드론 이용액 감소세는 6월 들어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3월 말 4조 3242억 원이던 카드론 이용액은 5월, 3조 5851억 원까지 떨어지다가 6월, 3조 9415억 원 늘었다.

금융권에서는 소상공인 대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함께 주식시장에서 '동학개미운동'이 활발해지면서 카드론 잔액은 줄었지만 이용액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단기간에 돈을 빌렸다 갚은 고객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거다.

최근 정부가 실시한 긴급재난지원금 등의 지원책이 카드론 잔액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출이 늘어 소폭 숨통이 틔인 소상공인들이 높은 금리가 메겨진 카드론을 우선적으로 상환했기 때문이다.

은행원 김 모(41·대전 서구) 씨는 “카드 대출 업무 파트에서 근무하는 지인으로부터 카드론 관련 대출 문의가 늘었다는 말을 들었다. 아무래도 일반 대출보다 상대적으로 진행 속도가 빠르다는 점 때문에 경영난에 허덕이는 소상공인이나 최근 투자자들의 주식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면서 빚투를 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한 것 같다. 대부분 단타로 돈을 빌린 뒤 원하는 곳에서 수익을 창출하거나 돌려막기를 한 뒤 신속하게 갚는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주식 투자자들과 소상공인들의 연체율 상승을 우려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사태가 예상과 다르게 장기화되고 있고 결제 대금 청구 유예와 대출금 상환 유예 조처 만기 등이 도래하게 될 경우 이에 대한 리스크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대전충남지원 관계자는 “당장은 카드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지는 않지만 전염병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금융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은행과 카드사들의 리스크 대응 계획의 필요성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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