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할증 명목 배달료 인상
음식점주·소비자 부담 커져 불만
[금강일보 신성룡 기자]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연장된 가운데 주문 폭주로 배달 대행업체가 기본료를 대폭 인상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집중호우와 태풍까지 겹치면서 음식 배달 수요가 늘어 배달 대행업체의 배달료 인상은 여러 부정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7일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주요 배달 대행업체들은 줄줄이 기본요금을 인상했다. 주로 지역별로 운영 중인 배달 대행업체들은 적게는 500원에서 많게는 1000원 그 이상까지 인상하는 추세다. 업체들은 코로나19에 따른 배달 수요 급증과 배달 대행기사 구인난 등을 이유로 든다.
이처럼 배달 대행업체들이 기본요금을 속속 인상하면서 외식업계 현장에서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는 곡소리가 터져 나온다. 코로나19로 매출이 뚝 떨어진 상황에서 배달료마저 오르게 된다면 고객들의 발길이 끊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점주들 입장에서 배달 대행을 이용하지 않을 수도 없다. 매출이 계속 줄어드는 반면 배달 어플을 통해 발생하는 주문량은 매주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주들은 어쩔 수 없이 추가 부담을 소비자에 전가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대전에서 중화요리 전문점을 운영 중인 박 모(50) 씨는 “기존까지 기본 배달료 없이 유지해왔지만 기본 배달료와 눈비 할증, 주말 할증까지 더해져 우리도 배달료 1000원을 받게 됐다”며 “고객들에게 배달료 부담을 안 드리고 싶었으나 알바 두고 멀리 못 가는 형편이라 달리 도리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배달료가 점주의 근심거리로 부상하면서 다른 길을 찾는 이들도 늘고 있다. 배달료가 천정부지로 치솟은데다 주문이 몰려 서비스가 늦어지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아예 속 편히 점주 혹은 가족이 직접 배달에 나서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대전의 한 음식점 점주는 “옆 가게 사장님도 갑자기 오토바이를 가져왔다. 다들 직배(직접 배달)를 시작하는 분위기다”며 “자업자득인 거 같다. 1000원 올리고 배달 콜은 더 줄었으니 기사들도 손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도 배달 어플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응수하고 나섰다.
대전 중구에 거주하는 주부 이 모(38) 씨는 “가게마다 다르지만 배달료가 1000원에서 1500원 정도 올랐다. 어떤 가게는 8시나 9시를 넘기면 더 받는다. 떡볶이만 해도 만 원어치 시키면 심할 때는 배달료가 3500원인데 1/3이 배달료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라며 “그래서인지 요즘 배달보다는 테이크 아웃을 한다는 주변 사람들이 많다. 배달 어플보다 직접 가게에 전화하면 배달 비용이 더 저렴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drago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