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금강일보] 웃음은 그 성격에 따라 웃기, 웃어버리기, 웃어주기(맞장구치기), 그리고 웃겨주기 등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중 유머라고 정의되는 주요 부분은 웃어주기와 웃겨주기다. 웃어주기는 상대방의 유머를 잘 듣고 있다가 적시에 공감하며 웃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웃겨주기는 내가 주체가 돼 웃기는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의 웃음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웃겨주기 비법은 맘에 드는 유머를 메모해(적자생존), 열심히 연습한 다음(유비무환) 실제 해보기(용불용설) 등 세 가지다. 이 중에서도 미리 써먹고자 하는 유머를 얼마나 열심히 연습했는가가 가장 중요하다. 연습하고, 또 연습해 ‘몸 기억’이 돼 버린다면 그 유머는 이제 내 유머가 된다.

▶3할대 타율을 달성한 야구 선수의 비결은 꾸준한 연습이다.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연습 없인 타율이 올라가지 않는다. 그런데 인공지능(AI)을 장착한 로봇 타자는 타율을 내지 못한다. 왜냐하면 투수의 볼이 포심 패스트볼인지, 커브인지, 슬라이더인지, 속도와 회전수는 얼마인지 등을 계산해보지만 이미 볼이 도착해버리기 때문이다. 야구 심판도 아직은 AI 심판이 대신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투수가 볼을 던져 타자에게까지 도달하는 0.5~1초 사이에 스트라이크인지, 볼인지 판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뇌는 1000조 이상의 신경 관련 세포를 통해 순간적으로 판단을 한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AI 심판이 정확히 판단을 내리겠지만 지금은 야구 경기의 흐름을 깨버리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인간은 몸기억화를 통해 이 판단능력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그래서 AI는 주로 사후적인 판단 도구로 쓰인다.

▶사람은 3초로 30년을 이겨낸다. 청춘남녀가 첫눈에 눈이 맞아버리는 것은 일순간이다. 두 사람의 눈에서 불꽃이 튀기는 이 3초가 30년을 키워온 부모의 주장을 이겨낸다. 부모가 결혼하는 것이 아니고, 내가 결혼해 살 것이니 내 판단에 맡기라고 하면서 이 사람 아니면 결혼을 안 하겠다고 우겨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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