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시기 적절해” VS “때 이른 완화”
업주들, “경제 회복 기대” VS “소비 효과 없을 듯”

[금강일보 김정섭 기자] 코로나19로 촉발된 장기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둘러싸고 방역과 경제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서민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심각하다고 판단한 정부가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에서 2단계로 완화하자 시민들과 소상공인 사이에서 각각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골자는 ‘시기상조’와 ‘궁여지책’으로 압축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앞으로 2주간 수도권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한다”며 “사회적 피로도와 함께 그간 확인된 방역 조치 효과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완화에 따라 영업시간 등에 제약을 받아온 수도권의 음식점, 카페, 실내체육시설 등이 정상 영업에 들어갔다.

시민들의 반응은 시기 적절성으로 집약된다. 김진아 (43·여) 씨는 “코로나19로 인해 제한된 조치로 국민들의 스트레스가 계속 쌓여가고 있는 시점에서 적정할 때 거리두기 완화를 결정한 것 같다”며 “특히 침체된 경제를 조금이나마 부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너도나도 방역지침을 지켜 1단계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아직 섣부르다는 목소리도 있다. 박민철(58·대전 동구) 씨는 “코로나19 일별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거리두기를 2단계로 완화한 것은 위험한 결정”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높이면 확진자 수가 감소하고 단계를 낮추면 늘어나는 구도다. 매번 이런 현상이 반복된다면 피로감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가중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상인들 사이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대전 서구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김 모(40·여) 씨는 “가게 임대료가 300만 원 정도인데 하루에 3만 원 이상을 번 적이 손에 꼽힐 정도로 감당이 되지 않았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아무래도 손님들이 더 찾지 않을까 싶다”고 희망적으로 말했다.

반면 음식점을 운영하는 신민규(53) 씨는 “거리두기 완화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위험도가 다소 낮아질 것 같지는 하지만 곤두박질한 매출이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서울이든 대전이든 단계가 오르락 내리락 할 때마다 매출이 출렁거려 지금은 지칠대로 지쳤다. 차라리 코로나19를 잡을 때까지 엄격한 거리두기 적용하는 게 나을 것이다. 경제를 위한다며 어정쩡하게 단계를 내렸다가 또다시 확산되면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은 상처가 깊어진다”고 무겁게 말했다.

김정섭 기자 toyp10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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