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연후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교수

전연후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본부 교수

[금강일보]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를 팬데믹(감염병 세계 유행)으로 선언한 지 7개월이 돼 간다. 우리나라 확진환자도 2만 5000명이 넘고 사망자 또한 400명을 초과했다. 코로나19에 의한 유행성 질환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연기되는 등 많은 국내·외 행사가 취소 또는 연기되고 우리 일생생활에 크고 작은 변화가 이뤄지면서 다시는 과거와 같은 생활패턴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급격히 감소하고 가을철 현장체험 학생들과 단풍객을 태워 대열 운행하는 전세버스 차량도 이제는 보기 힘들다. 교통환경의 변화로 교통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교통수단이 있는가 반면 주문배달 문화 확산과 1인 가구 증가로 이륜차 운행이 급증하는 새로운 교통 생태계 변화도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교통환경의 변화는 교통사고 발생패턴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충남도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세와 달리 이륜차 사망자는 오히려 연평균 9.5% 이상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이륜차 사고 100건당 교통사고 사망자(치사율)는 6.93으로 전체사고 치사율보다 1.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륜차 교통사고는 사고의 심각성과 다발성이라는 두 가지 큰 문제점을 포함하고 있다. 이륜차 교통사고의 심각성은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모 착용률과 매우 관계가 높다. ‘지난해 교통문화지수 실태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충남도의 이륜차 승차자 안전모 착용률은 79%로 전국 평균 착용률 84.95%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충남도 중 이륜차 안전모 착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곳으로 조사된 천안시, 서산시, 계룡시는 충청남도 전체 사망자의 약 24%를 차지하고 있으나 이륜차 안전모 미착용 사망자수는 3개 지자체가 충남도 사망자의 34%로 나타나 이륜차 승차자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운행중 안전모 착용률을 높여 이륜차 교통사고의 치사율을 낮추는 대책 추진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또 최근 배달문화 확산으로 안전한 배달보다 신속한 배달이 우선시되는 잘못된 교통문화가 이륜차 교통사고 발생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보행자를 위협하는 인도주행과 횡단보도 통행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고 신호위반과 역주행과 같은 다른 운전자의 안전운행을 위협하는 위법행위도 도로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정부, 지자체, 경찰에서도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륜차 운전자의 단속 및 교육 등 다양한 교통안전대책을 발굴해 시행하고 있으나 교통사고 감소엔 한계가 여전히 존재한다. 특히 농촌지역 오토바이 고령운전자와 도시지역 배달 운전자에 의해 다수 발생되는 충남지역 이륜차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선 지역여건에 대한 인지도가 높은 시민들이 우리동네 교통안전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스스로 참여하려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스마트국민제보’ 앱 등을 통해 오토바이 주요 법규 위반 행위를 발견해 신고하는 등 우리동네의 교통문화는 내가 바꾼다는 주인의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지역의 교통안전 위험요인을 스스로 찾고 행동하는 시민들이 많을수록 더욱 안전한 교통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관(官) 주도의 교통안전정책에서 민(民)이 주도하는 시민참여 정책이 더욱 활성화돼야 선진국 수준의 교통사고 감소를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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