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돼버린 일상, 곳곳서 아우성
취약계층에 혹독한 겨울 될 듯

[금강일보 곽진성 기자] 겨울나기를 위한 최소한의 채비를 우리는 월동(越冬) 준비라고 말한다. 김장을 담그고 연탄을 들이는 게 대표적이다. 이름 모를 기부천사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착한 손을 내밀어 빈자(貧者)들의 메마른 등뼈에 희망이란 작은 날개를 달아주던 게 해마다 이맘 때의 풍경이었다.

세상 인심이 갈수록 메말라 예전만은 못 하지만 온정은 근근이 유지돼 왔다. 불청객 코로나19가 훈훈했던 월동 풍경마저 을씨년스럽게 변질시켰다. 코로나19를 만나 더 암울해진 경기 침체 탓인지 기부는 물론 감염을 우려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원봉사 손길까지 뚝 끊겼다.

이웃 사랑의 포만감으로 장관을 연출하던 김장 봉사와 연탄 배달 봉사 등이 삭막해졌다. 누구를 탓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 없는 일이다. 어려울수록 힘을 모으는 우리 아니던가. 더불어 사는 세상에 필요한 최소한의 나눔, 그 가치를 실현할 때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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