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시험대 檢 고위직 인사에 촉각

[금강일보 최일 기자]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자신의 ‘운명적 과업’인 검찰개혁 완수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지난 28일 임기를 개시했고 2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박 장관은 31일 대전현충원을 방문해 방명록에 ‘삼가 호국영령님들 도우사 검찰개혁 이루겠습니다’라는 글을 적고 참배했다.

박 장관은 취재진과 만나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민의 염원인 검찰개혁을 이룰 수 있도록 호국영령님들께 도와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며 “대통령께서 임명장을 주시면서 ‘권력기관 개혁은 이제 시작’이란 말씀을 하셨다.
검찰개혁이 저에게는 ‘운명적 과업’이란 표현도 하셨다. 또 검찰 구성원들과 함께하는 검찰개혁도 말씀하셨다. 이 모든 뜻을 받들어서 국민을 위한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소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박 장관이 조만간 단행할 검찰 고위직 인사에 이목이 쏠린다.
추미애 전 장관이 지난해 1월 취임 직후 인사 문제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으며 이른바 ‘추-윤 내전’을 촉발시킨 바 있어 ‘박-윤’ 관계가 어떻게 정립될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는 것.
박 장관은 29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인사 원칙과 기준을 정해 2월 초 윤 총장과 만날 계획”이라며 “검사 인사를 할 때는 총장의 의견을 듣게 돼 있어 법대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사는 박 장관의 ‘검찰개혁 시즌2’의 향방을 알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박 장관은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추미애 전 장관이 이어온 형사·공판부 검사 우대라는 대원칙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어 특수부가 아닌 형사부 검사들을 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 이종근 대검찰청 형사부장 등 속칭 ‘추미애 라인’으로 분류된 인물들이 요직으로 꼽히는 현재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한동훈 검사장이 일선에 복귀할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한 검사장은 지난해 6월 채널A 사건에 연루돼 직무 배제 차원에서 법무연수원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이 사건을 맡은 수사팀이 한 검사장에 대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검찰 내부에선 한 검사장을 복귀시켜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한 검사장과의 몸싸움 압수수색 사건으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검사는 여전히 일선에 있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고, 한 검사장 외에도 추 장관 시절 사실상 좌천된 특수부 인사들이 중용될 것인가도 관심사다.


한편, 박 장관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님으로부터 법무부 장관 임명장을 받았다.
‘정의’를 의미하는 초롱꽃, ‘완결’을 의미하는 장미도 함께…. 결코 변치 않을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보필하겠다고 다짐했다”라는 글을 올렸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 장관에게 ‘검찰개혁을 완결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라’는 당부의 뜻으로 장미와 초롱꽃을 선물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