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세종본부장

서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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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서중권 기자] 나쁜 일이나 음모가 끊임없이 행해지고 있는 악의 근거지라는 사자성어, 복마전伏魔殿)이다. 요즘말로 ‘비리의 온상’ 격이다.

세종시 첨단BRT 추진사업의 핵심은 전기굴절버스 운행에 따른 인프라 구축이다. 행복도시 내 BRT버스정류장 개선에 180억, 전기버스 12대 구입 등 360억 원을 투입했다. 전기굴절버스 대당 가격이 당초 15억 원, 초고가와 비효율, 잦은 고장 등 결점이 확인되면서 잡음이 일었다. 그런데도 이춘희 시장의 밀어붙이기식 버스구입 강행에 의문점이 불거지고 있다.

이 시장은 지난 2016년에 21대의 시영버스를 사들였다. 대당 1억 1000만 원대의 이 버스는 대기오염의 주범 1급 발암물질을 내 뿜는 경유 차량이다. 이 시장은 당시 경유 차량 도입에 대해 “천연가스 충전소가 없어 경유 차량을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년 뒤 ‘최첨단’, ‘국내최초’, ‘친환경 전기버스’ 등 현란한 수식어로 치장된 시내버스도입이 전기굴절버스다. 국회에서도 차량 고가와 비효율 등의 질타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이 시장은 4대에서 8대를 추가해 모두 12대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대당 15억 원이던 차량가격이 6억 원 싸져 9억 원대로 뚝 떨어졌다.

이 예산은 전기굴절버스의 차고지(충전소) 구축으로 처리됐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대당 6억이 깎여진 ‘고무줄’가격과 차량구입에 남은예산을 멋대로 회계처리 할 수 있는 가다. 또 한편으로는 충전소가 없어 경유 차량 21대를 사들였다는 이 시장의 해명이 앞뒤 맞지 않다는 점이다.

전기굴절버스 차고지(충전소) 구축은 한마디로 복마전이다. 급조(急造)된 차고지는 혹한기인 12월 초에 시작해 조립식으로 ‘뚝딱’ 지었다. 부지 4만 7131㎡(1만 4200평)규모의 너른 땅에 나무한그루 없다. 화단에는 꽃나무 한그루 없는 자갈밭이다. 삭막하고 황량하기 짝이 없는 도심 속 회색 공간이다. 혹한기에 급조된 시설에 부실시공까지 뭐하나 제대로 된 것 없다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꼬리 문 양파껍질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시-세종도시교통공사는 관급자재 납품내역 공개요구에 대해 ‘영업비밀’연막을 치고 있다. 뭉갠다고 될 일이 아닌데도 말이다.

시공사도 서류상으로 본사를 이전한 경황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시공사의 세종시 ‘들락날락’ 은 한눈으로 봐도 서류위장업체임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시는 ‘적격업체’라고 두둔하고 있다.

종합해보면 첨단 BRT추진과정부터 수년 앞도 내다보지 못한 근시안적 졸속행정이다. 진행과정에서도 투명과 공정성이 의심된다. 아직 밝히지 않은 회계처리 프로세스와 자재납품 유착의혹 등 ‘복마전’이 진행 중이다.

세종도시교통공사가 올해부터 공공개발에 진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비전문 영역권인데다 과연 전문성, 행정역량, 도덕성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제대로 갖춰졌는지부터 점검해야한다.

진행 중인 첨단BRT 사업의 복마전. 차고지 하나 만드는데도 의혹투성이인데, 어찌 이뿐이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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