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 열풍에 급증하는 유자투자자문 채팅방
'주린이' 대상 고액 정보료 편취에 가짜 사이트 안내까지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 대전 동구 가오동에 거주하는 지 모(38) 씨는 최근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는 몇 달 전 주식 오픈채팅방에서 투자 관련 자문을 구할 수 있는 컨설팅업체를 소개받고 한 증권사와 계약을 했다. 그러나 최근 개인 사정으로 계약 중도해지를 증권사에 요청하자 상담을 진행해준 컨설팅업체에서 위약금 500만 원을 보내라는 말을 들은 거다.
그는 "오픈채팅방에서 만난 주식 컨설턴트를 통해 증권사와 계약을 했고 이번에 계약 중도 해지를 하겠다고 했더니 갑자기 그 사람한테 연락이 와서 위약금 500만 원을 요구했다"며 "이미 자문 서비스에 대한 금액은 다 지불했고 증권사와 한 계약인데 왜 업체에까지 위약금을 물어야하는 지 모르겠다"고 황당해했다.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사회적 문제로 지적됐던 유사투자자문이 다시금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리딩방'이라 불리는 SNS상 주식 관련 오픈채팅방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젊은 층 '주린이(주식+어린이)'들을 유인해 고액의 정보이용료를 받는 행태를 벌이는 거다.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천만 원씩 받으며 허위 세금 계산서를 발행하거나 지인 명의를 빌려 유령회사를 운영하는 등 각종 불법행위가 횡행하는 중이다.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1372 소비자 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 상담 5만 3759건 중 무려 2025건이 투자자문 관련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보다 144% 증가한 수치다. 주식 관련 상담 역시 217건으로 같은 기준을 대입했을 때 123.7% 늘어났다. 그만큼 주식 투자자들이 증가했다는 건데 문제는 덩달아 유사투자자문 사기 역시 급증했다는 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영끌'과 '빚투'를 하는 젊은 층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유사투자자문업체가 늘었다. 보통 소위 '주식 고수'라는 사람들이 오픈채팅방을 열고 고급 정보를 공유하며 돈을 받는데 한때 이와 관련해 피해신고가 증가하면서 자취를 감추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주식 열풍이 불면서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왔다. 보통 자칭 '주식 컨설턴트'라는 사람이 자신의 업체와 협약을 맺은 증권사와 연결을 시켜주겠다며 가입비와 이용료를 명목으로 고액의 비용을 요구하는 식"이라며 "그런데 사실 소개받은 증권사의 시스템은 실제 주식시장과 연동되지 않는 가짜며 증권사라는 곳은 이름만 있는 유령회사인 경우가 많다. 이를 모르는 개인투자자들은 감쪽같이 속아 넘어간다. 명의를 도용해 증권사인 척 위약금을 물게 하고 여러가지 이유를 들며 업체에도 중도 해지 비용을 내라고 강요하는 일도 있다"고 귀띔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로 재직 중인 A 씨는 "모든 주식관련 채팅방이 불법인 것은 아니다. 실제 애널리스트들이 운영하는 플랫폼도 있다. 그러나 전혀 전문성이 없는 사람들이 신분을 속이고 운영하는 곳도 적잖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당부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