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발언에 발끈한 野…이종배, 세금 퍼주기 질타

[금강일보 최일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가화와 날로 악화되는 경제 불황 속에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자화자찬성 발언이 야당을 자극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지금처럼 당정청(黨政靑)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때가 없었다.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얻어낸 당정청이라고 자부해도 좋을 것”이라는 자평을 내놓았다.
집권 5년차에 접어든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등을 놓고 불거진 엇박자(보편·선별 지급 동시 추진 의지를 밝힌 이낙연 대표와 이에 반기를 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간 갈등 표출 등) 우려를 불식하는 동시에 민생·경제 분야에서의 성과를 거둔 ‘유능한 정부’로서의 면모를 부각하려는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지난해 9월 9일 이후 5개월 만으로, 오는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만큼 방역과 민생·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탓에 간담회를 미뤄왔는데 이 대표가 사퇴(내년 3월 9일 치러질 20대 대선 출마를 위해 당헌상 선거일 1년 전 사퇴)를 앞둬 더 늦추지 못했다. 이 대표가 중심이 돼 당을 아주 잘 이끌어줘 감사하다”라고 했고, 이 대표는 “민주당이 국민 신임을 계속 받고 역사를 전진시키도록 국민 앞에 더 낮고 더 가깝게 다가가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간담회 후 민주당은 ‘국민의 신임을 받고 역사를 전진시키겠습니다. 지난해 국민·기업·정부의 단합으로 최악의 위기를 선방했습니다’라는 내용의 온라인 홍보물을 제작해 홈페이지에 올리며 한껏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역대 최고 성과를 올렸다고 스스로를 치켜세운 ‘자뻑(?) 정권’을 향해 화살을 날렸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충북 충주)은 22일 국회에서 열릴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이 여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불러 ‘역대 가장 좋은 성과를 낸 당정청’이라고 자화자찬을 했다. 고꾸라진 고용 지표, 참혹한 소득 격차 현실을 보고도 성과 운운하는 문 정권의 후안무치(厚顔無恥)와 무책임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감소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이전소득 증가로 가계소득이 늘었다며 ‘으쌰으쌰 위로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 말의 속내를 뒤집어보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경제를 살려 국민의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을 늘려줄 자신이 없으니 ‘세금 퍼주기’로 이전소득을 늘려주겠다는 자기 고백과 다름없다”라고 질타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으니 그 1년 동안 국가의 미래, 나라 재정에 대한 고민은 뒷전으로 하고 어떻게든 민심을 겨냥한 ‘재정 살포책’만 펼쳐 지지율 고비를 넘고, 차기 대선에 대처하겠다는 저급한 꼼수를 드러낸 것”이라며 “참으로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정 운영이 아닐 수 없다”며 “국민의 어려움을 헤아리는 정권이라면 일자리 창출, 고용환경 개선, 코로나 취약계층 생존대책 등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화자찬과 맞장구만 난무하니 ‘으쌰으쌰’ 얘기가 대서특필되는 웃픈 상황이 연출된 것”이라며 “국민이 으쌰으쌰 힘을 내는 길은 명확하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세금을 주머니 쌈짓돈처럼 ‘매표(買票) 선거용’으로만 펑펑 쓸 것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쓴다면 국민은 힘이 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