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호 충남농업기술원 인삼약초연구소장

[금강일보] 지난해 인삼류의 수출액은 2억 2980만 달러로 2019년에 비해 9.3% 증가하였고, 농식품 주요 수출품목 가운데 3%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수삼가격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사태와 소비감소로 인하여 지난해 대비 약 16% 떨어져 피땀 흘리며 인삼을 생산한 농가들의 주름을 더욱 깊게 하고 있다.
국내 인삼산업이 어려워지고,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면서 문득 2012년 한 신문에 게재되었던 내용이 생각난다. ‘국내 인삼시장은 거대공룡이라 일컬어지는 한국인삼공사와 인삼공사를 자회사로 조종하는 KT&G가 홍삼산업의 70~80%를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고, 110년 전통이라는 슬로건 속에 정부가 관리한다는 정관장이라는 브랜드를 독점적으로 사용하여 국내외 소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기후변화 및 연작장해로 인해 생산기반은 약화되고 있고, 생산비는 매년 오르는데 인삼 시세는 그대로이고 노동력 부족, 기계화의 어려움 등 농가들은 이중삼중 애로를 겪고 있다’라는 내용이다.
또 ‘독점적인 홍삼시장은 소비자들에게 홍삼의 진실을 왜곡하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분별력을 가질 수 없게 했고, 독점이 아닌 경쟁체제에 돌입한다면 선의의 경쟁을 유도해 훌륭한 품질과 기능성이 우수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인삼공사 연구원 출신의 한 관계자의 이야기로, 어려워진 국내 인삼산업을 회생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지난해 8월 충남 금산지역은 용담댐의 초당 3200톤 방류로 전체 피해 농작물 233㏊ 가운데 절반(119㏊) 가량이 인삼포 침수 피해를 입어 2~6년근 모두 전량 폐기 처분하였고, 잦은 강우로 침수되지 않은 논과 밭의 인삼포도 생육이 좋지 않아 생산량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인삼 가격은 최근 몇 년보다 더 좋지 않아 농가들은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져 있다. 매일 다양한 건강기능성 식품들이 쏟아져 나옴에 따라 국민 1인당 인삼소비량도 매년 줄어들어 2019년 300g밖에 되지 않는다. 인삼산업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농림축산식품부의 과감한 지원과 정책수립이 절실히 필요한 이유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4년간 한국의 인삼수출이 해마다 증가, 수출액이 2017년 1억 5839만 달러에서 2020년 2억 2976만 달러로 45.1% 늘었다. 수출량도 2017년 대비 85.6% 증가한 1만 1894톤으로 늘었다.
특히, 2019년과 비교할 때 중국과 미국에서 한국 인삼 수출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중국으로 인삼을 수출한 금액은 2020년 기준 8201만 달러로 2019년 대비 18.2%가 증가할 정도로 성장세가 강했고 미국도 2020년 기준 2795만 달러의 기록하여 2019년 대비 33.6% 증가했다. 이는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관심 증가와 아울러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면역력 증강 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60% 가량의 소비자가 면역력을 향상시켜줄 식품과 음료를 찾고 있을 정도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다. 면역력을 포함하여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적극 활용하여 과거부터 우수한 약효와 안전성을 인정받아온 고려인삼제품 판매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