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의원들 일탈에 고개 숙인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이 자당 소속 시의원들의 투기 혐의와 관련해 지난 4일 발표한 입장문 중 일부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이 자당 소속 시의원들의 투기 혐의와 관련해 지난 4일 발표한 입장문 중 일부

“법적 책임 여부를 떠나 도덕적 흠결로 세종시민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더불어민주당 세종시당이 당 소속 시의원들의 잇따른 투기 혐의와 관련해 고개를 숙이고 향후 공천 과정에서 불이익을 줄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세종시당(위원장 강준현)은 지난 4일 입장문을 발표해 “최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를 발단으로 공직자 투기와 관련된 시민들의 윤리적 잣대가 엄중해져 가고 있고, 그동안 우리의 자정 노력은 시민들의 눈높이에는 아직 요원하다”라며 송구함을 표했다.

이어 “일부 시의원들의 토지 취득 과정에서 제기된 공무상 이해충돌 등 여러 의혹에 대해 윤리심판원을 통해 투명하게 징계 절차를 밟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해왔지만, 수사 권한 등이 없는 한계 상황에 시민들이 만족할 만큼의 결과를 도출해 내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한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시당은 “현재 특정 시의원들의 불법 행위 여부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며 이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적 시선이 어느 때보다 무거운 상황임을 충분히 느끼고 있다”며 “수사 중인 사안으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투기 관련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는 시의원들에 대해선 평가시스템을 대폭 강화해 향후 공천 과정에서 확실한 불이익을 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선출직 공직자 투기 문제뿐 아니라 당내에 축적된 여러 형태의 악습과 불공정을 혁파하기 위해 시당 위원장이 직접 참여해 혁신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당내 의견은 물론 시민단체들과의 소통 구조를 적극 확립, 시민들과 연대해 혁신적 과제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시당은 그러면서 전체 18석 중 17석을 자당이 장악하고 있는 세종시의회를 향해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선 시당뿐 아니라 시의회의 자정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시의회도 자기 혁신을 명확하게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민주당 소속 세종시의회 이태환 의장과 김원식 의원은 각각 모친, 부인 명의로 조치원읍 토지를 매입한 뒤 도로 개설 예산을 편성해 문제가 됐고, 차성호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인근 부동산을 사들여 투기를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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