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大戰 전망…오리무중 광역단체장 선거구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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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최일 기자] 내년 6월 1일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충청권 4개 시·도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에 어떤 변화가 일지 주목된다.

2018년 민선 7기 지방선거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의 여파로 이른바 ‘적폐’로 내몰린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을 상대로 민주당이 압승을 거뒀지만, 내로남불 논란과 부동산 정책 실패 등 현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면서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선 전혀 딴판의 결과가 나와 1년 후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선 흥미로운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
민주당은 재선에 도전하는 허태정 시장과 체급을 올리려는 구청장이 경합하는 분위기이고, 권토중래(捲土重來)를 노리는 국민의힘에선 전직 시장과 국회의원, 정치신인 간 경쟁 양상을 띠고 있다.

대전시청 전경. 대전시 제공
대전시청 전경. 대전시 제공

허 시장 측은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을 확신하고 있고, 혁신도시 지정 등의 성과를 냈지만 결단력이 부족하고 참신한 인재 발굴과는 거리가 먼 회전문 인사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당내에선 장종태 서구청장이 3선 대신 체급을 올려 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고, 3선 연임에 따라 구청장 선거에 나설 수 없는 박용갑 중구청장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구을의 3선 의원인 박범계 법무부 장관, 3년 전 경선에서 허 시장에게 패했던 5선 이상민 의원(유성을)의 재도전설도 지역 정치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민선 4기 시정을 책임졌던 박성효 전 시장이 화려한 복귀를 내심 노리고 있고, 이장우·정용기 전 의원과 장동혁 대전시당 위원장 등이 후보군을 형성하고 있다.

◆세종
세종시장 선거에선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 문제에서 누가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이고, 이춘희 시장의 3선 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 시장이 불출마할 경우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보좌관 출신인 조상호 현 경제부시장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선 최민호 세종갑 당협위원장, 성선제 미국 변호사, 이성용 시당 부위원장 등이 후보로 꼽힌다.

세종시는 행정의 중심이자 국토균형발전의 상징 도시로, 국회 세종의사당까지 설치되면 향후 사실상의 행정수도로서 위상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특수성 때문에 전국적인 관심을 받는 지역이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지(遺志)에 의해 건설된 도시라는 점 때문에 진보 성향이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근 뜨거운 감자가 된 세종시 이주 공무원들의 아파트 특별공급 문제, 민주당 소속 세종시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판세가 뒤집힐 것이란 분석도 있다.

◆충남
민주당 소속 양승조 지사가 대권주자 행보를 하는 상황에 적극적인 의사 표현이 힘들지만, 예상 지지율이나 인지도 등을 고려하면 재선 도전이 유력하다. 주변에선 충남혁신도시 유치, 서해선 KTX 연결 등의 굵직한 성과를 바탕으로 양 지사의 무난한 재선 성공을 점치고 있다. 저출산·양극화·고령화 등 대한민국 3대 위기 해결을 위해 추진한 다양한 청년·복지 정책이 호평을 받는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양 지사가 당내 대선 경선에서 받을 성적표가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역 정가에선 유의미한 지지를 받으면 도민에게 재선 이후 양 지사가 정치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주겠지만, 컷오프 탈락(예비경선에서 6위 내 진입 실패) 시 실망감이 표출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민주당에선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복기왕 국회의장 비서실장이 양 지사의 잠재적 경쟁자로 언급된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명수 의원(아산갑)이 적극적인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고, 김태흠 의원(보령·서천)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며, 박찬주 충남도당 위원장은 이미 출마 결심을 굳히고 선거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충북
충북지사는 3선인 이시종 지사가 연임 제한 규정으로 퇴장함에 따라 충청권 광역단체장직 중 유일하게 무주공산이 된다. 민주당에선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이 지사로부터 도백(道伯)의 바통을 이어받을 후보로 꼽히고 있고, 국민의힘에서는 정우택·경대수 전 의원, 이종배 정책위의장(충주), 박경국 전 행정안전부 차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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