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일보] 당정이 소비 진작의 방안으로 신용카드 캐시백 도입을 검토하자 지역화폐에 공을 들여온 지방자치단체들이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신용카드의 경우 제휴하면 지역화폐에는 없는 다양한 자체 혜택을 갖고 있어 지역화폐가 상대적으로 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의 음식점 등 소상공인을 위해 지역화폐를 도입해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둔 지자체들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당정이 검토하고 있는 신용카드 캐시백은 현재 지자체가 시행 중인 지역화폐처럼 소비금액의 일정 비율을 환급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환급비율 등은 없지만 2분기보다 3분기에 신용카드를 일정량 이상 더 사용하면 10% 정도의 캐시백 혜택을 주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활기를 띠면서 일상회복을 도모하고 여름휴가와 추석 연휴 등을 앞두고 소비 진작을 통해 결기활력을 제고하겠다는 게 당정의 목표지만 그동안 같은 목적으로 지역화폐에 공을 들여온 지자체들로선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캐시백 혜택이 가장 큰 지역화폐의 유인책인데 신용카드에도 캐시백 혜택을 주게 되면 다양한 다른 혜택을 갖고 있는 신용카드에 지역화폐는 상대적으로 뒤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대전시의 경우 지난달 온통대전 세일을 통해 적지 않은 사용자를 확보한 상황인데 신용카드 캐시백이 도입되면 사용자 중 상당수가 빠져나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더구나 세종시는 최근 부족한 재정 탓에 지역화폐를 자동충전으로 전환한 상태라 신용카드와 다시 경쟁하게 되면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화폐는 그동안 지역의 내수 침체 회복과 자금의 역외유출 차단을 위해 적지 않은 역할을 해온 게 사실이다. 대전세종연구원이 온통대전 출시 이후 6개월 동안 이용자 2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와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지역 소상공인을 돕는 효자로 그 실효성이 입증된 바 있다. 이 때문에 전국의 지자체는 물론이고 정부도 지역화폐 발행액을 올해 15조 원으로 늘리는 등 지역화폐를 장려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따라서 당정이 신용카드 캐시백을 도입하더라도 지역화폐와 공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지방 경제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 정부가 검토 중인 방안 중의 하나인 지역사랑 상품권과 같은 방식으로 환급해주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지역화폐가 갖고 있는 소상공인 지원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자금의 역외유출 차단 효과까지도 염두에 두고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당정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