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부동산처럼 시세 차익 거둬 ‘너도나도 영끌’
대전 타임월드·롯데백화점·신세계도 선점 완료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충청권 부동산 오름세를 뒷받침하는 게 중장년층이라면 20·30세대들은 가상토지를 사들이고 있다. 이름난 부동산을 구매해 시세 차익을 노리는가 하면 해외토지 개발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최근 20·30 청년세대들은 암호화폐와 함께 가상토지에 빠져들고 있다. 코로나19발 경제난과 부동산 폭등에 따라 한발 앞선 투자를 찾아다닌 결과다. 토지를 구매하면 해당 땅에서 발굴되는 자원을 채굴할 수 있고 향후 건물을 새로 세울 수도 있다.
지역 IT업계 관계자는 “향후 메타버스(Metaverse, 3차원 가상세계)가 구축될 경우 대기업이 해당 건물과 토지에서 홍보 활동을 추진하거나 게임산업의 무대가 될 수 있다. 즉, 부동산을 구매한 사람에게 배당이 이뤄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급격한 가격 상승이 이뤄지는 시기라서 시세 차익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세계적으로 가상토지 열풍을 이끌고 있는 건 가상부동산 웹사이트 ‘구글 earth2’다. 서비스 초반엔 타일당 0.1달러에 불과했던 국내 토지는 현재 34달러 안팎을 오가고 있다. 강남 도심은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가상 토지 열풍은 충청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대전·세종시청·정부대전청사 등 랜드마크는 국내인은 물론 해외 유저들까지도 적극 나서 구매한 상황이다. 대전 타임월드, 롯데백화점 등 주요 쇼핑거리도 이미 선점됐다. 놀라운 건 내달 말 영업에 들어가는 대전신세계엑스포점마저도 토지 구매가 완료됐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 모(32·대전 유성구) 씨는 “부동산 가격이 너무 올라 젊은층으로서는 꿈도 꿀 수 없다. 반면 세계인들이 모두 모여드는 earth2에선 비교적 적은 가격에 차익을 얻을 수 있고 추후 배당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인생 역전을 꿈꾸고 있다. 돈을 더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토지에 대한 선점 경쟁이 치열해지자 국내 유저들은 해외 토지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벌어진 동학개미운동과 결이 비슷하다. 대표적인 해외 토지개발은 한국인들을 중심으로 지난 11일부터 남미에 위치한 ‘수리남’과 ‘가이아나’ 국경지역에 조성된 ‘단군2 메가시티’다. 동서남북으로 신라·백제·가야·고구려로 명명한 11만 타일(1000만㎡)이 완판되고 있다.
초반엔 타일당 1.01달러 수준이었으나 19일 기준으로 7% 올랐다. 이러한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일본·북한 등 각국 유저들도 해당 지역의 토지를 구매하고 있다. 이재수 목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은 실물 가치를 기반으로 투자된다.
부동산 정책과 인근 도로망, 편의시설에 영향을 받는 만큼 리스크가 크다. 반면 earth2는 구글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리스크가 따를 수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