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참외

성주참외. 성주군 제공
성주참외. 성주군 제공

[금강일보] 한때 우리 사회를 들끓게 했던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동. 그로부터 10여 년이 지났다. 올해 소고기 수입물량 가운데 미국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코로나19로 집에서 음식을 해먹고 반조리 상태의 ‘밀키트’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수입 소고기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다는 것이다. 수입산 농수축산물이 이미 우리 식탁 상당부분을 파고든 이상 중요한 과제는 식자재를 세밀하게 선별하여 가급적 유해성분이 적은 식품을 고르는 일인데 가짓수가 워낙 많다보니 수월한 일이 아니다.

특히 수산물과 축산물의 원산지는 아시아권을 넘어 유럽, 미주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걸쳐 범세계 권역의 식재료가 나날의 밥상으로 올라온다. 그 많던 생선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명태, 조기, 청어, 전갱이 같이 친근했던 수산물들을 자취를 감추었고 유럽산 돼지고기, 미국 호주 뉴질랜드산 소고기 수입이 나날이 늘고 있다.

이럴수록 그리운 순수 국산 농산물을 찾아본다. 제철과일이야말로 이즈음 믿고 먹을 수 있는 대표적 신토불이 산물이 아닐까. 철따라 출하되는 다양한 종류의 과일은 수입 먹거리 와중에서 흔치않은 신뢰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성주 참외. 초봄이 되기 전부터 출하되어 입맛을 돋우는 토종과일의 간판스타, 참외를 떠올리면 그 앞에 ‘성주(星州)’라는 지명이 자동적으로 붙는다. 국내 참외 생산의 절대물량을 성주에서 생산한다니 국내 여러 지역에서 제각기 출하되는 다른 과일과 식자재에 비하여 압도적이다. 토양, 일조량과 물 등 생육 조건에 적합하고 귀농자와 승계농을 비롯하여 생산자들의 의욕과 열정이 높고, 2월부터 출하되어 공급기간에 있어 다른 종목을 앞서는 등 참외의 전망은 밝다고 한다.

성주참외 생산량이 전국의 80%라고 하니 참외마다 붙어있는 듯한 ‘성주참외’ 스티커의 진위여부에 대한 의구심도 누그러들 만하다. 특히 젊은 층이 참외농사에 유입되어 기술진보와 과학영농, 생산성 향상 등 여러 면에서 낙관적인 전망이 가능하다.

수입산 식자재에 점령당했다고 식탁을 그저 망연히 체념의 심정으로 바라보기에 앞서 성주참외 사례에서 보듯 우리 농수산물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한다. 토종식품에 대한 믿음과 기대가 어디 성주참외 뿐일까.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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