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성군 송해기념관

달성군 옥포읍 송해기념관 전경. 사진=달성군청
달성군 옥포읍 송해기념관 전경. 사진=달성군청

[금강일보] 대통령을 비롯한 저명인사들의 기념관이나 화가, 문인 등의 예술적 성취를 기리는 공간은 대중의 선호와 취향에 따라 관심도에서 차이가 난다. 특히 예술가들의 업적을 현양하는 문화공간은 그 자체로 사회 인프라가 되고 도시와 나라의 문화를 견인하는 매개체가 되지만 수용에 있어 편차가 드러나는 관계로 전 국민적인 관심과 호감을 얻기는 그리 수월치 않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 12월 문을 연 송해기념관은 원로 연예인의 오랜 경륜을 조명하고 특히 96세에 현역으로 활동하는 정정함과 친화력있는 이미지로 명실상부한 국민MC로 자리매김한 송해 선생을 더 가까이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공간으로 흥미롭다.

황해도 출신 송해 선생 부인의 고향인 대구광역시 달성군 옥포읍에 조성된 3층 규모의 송해기념관은 광역시에 속해있지만 전국 군 단위 인구 1위, 26만 명에 이르는 지자체가 의욕적으로 기획하는 스타 마케팅으로 기대를 모으는 지역특화사업이다. 바로 옆 옥연지 주변에 2016년 조성된 송해공원은 연간 60만 명이 방문하는 등 도심 속 저수지의 문화명소화에 성공한 사례로 송해기념관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유랑청춘을 나서다’ 코너에서는 초기 연예활동의 귀중한 기록들이 전시되고 ‘방송 100년을 이끌다’는 코미디언, 사회자 그리고 가수 송해선생의 활약을 집약해 놓았다. 이곳에 기념관이 들어선 직접적인 계기인 부인 석옥이 여사와의 만남으로부터 달성군과의 인연을 조명하는 코너에서는 문화가 수도권 편중을 벗어나 지역특성과 결합될 때 얻게되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많은 국민들이 송해선생의 건강을 기원하고 전국노래자랑 사회를 더 오래 맡아주기를 바라고 있는데 백세를 바라보는 원로연예인의 기념관을 수도권이 아닌 지역 연고지에 조성하여 문화향유, 문화복지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송해기념관은 우리나라 대중문화 연보에 기록할 사례가 될 만하다.

성공적인 운영을 위해 앞으로의 과제 또한 적지 않다. 지속적인 전시콘텐츠 교체와 보완은 물론 재방문을 유도하려면 창의적인 기획행사 개발, 보다 신선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하여 송해 선생의 유머를 방문객의 감성으로 전이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단순한 전시공간 기능에 머물지 말고 팍팍한 일상에서 웃음과 여유를 선사하는 임무가 바로 송해기념관의 핵심적인 역할이 아닐까. 남녀노소 국민들이 선호하고 장본인 역시 나이를 잊고 변함없이 웃음과 활력을 잃지않는 드문 사례는 우리 대중문화의 수준과 수용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선순환의 아름다운 징표로 기록될 만하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