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한달째... 샤넬·루이비통 못산다

유럽연합(EU)이 300유로(약 40만원)가 넘는 사치품의 러시아 판매 금지를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4차 제재의 일환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한 제재안 초안에 따르면 이르면 15일 공식 채택한다는 전망이다.
제품당 300유로보다 비싼 건 누구든 러시아에 있는 사람에게 판매가 불가능하다. 러시아에서 사용할 목적도 금지된다.
해당 제품엔 캐비어, 샴페인, 시가, 향수, 핸드백, 가죽·모피 제품, 양복, 신발, 셔츠, 다이아몬드, 금, 기타 보석 등 400개 품목이 포함된다. 이에 샤넬·루이비통 등 럭셔리 브랜드 제품이 대거 해당된다. 연간 250억달러(약 30조9750억원) 수출 규모라는 추정이다.
기존 판매 계약은 이번 4차 제재 패키지에 포함된 조처를 적용하지 않고, 이행 날짜도 몇 개월 늦춰질 거라고 한다.
또한 EU는 이번 제재에 5만유로(약 6792만원)가 넘는 고가의 차량, 비행기, 보트 등의 판매 역시 금지하는 안을 넣는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엔 메르세데스 벤츠, BMW, 아우디, 페라리, 포르쉐 등이 포함된다. 5000유로(약 679만원) 이상의 오토바이도 판매 금지 대상이다. 이미 이달 초 BMW 등은 러시아행 차량 수출을 자발적으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유럽 주요 고가 브랜드 차량의 글로벌 판매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 러시아 판매가 줄어도 다른 지역의 수요가 강력해 충분히 메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EU의 대(對)러시아 4차 제재는 경제적 타격보다 상징적인 무게를 지닌다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제재에 러시아의 철강, 철 제품 구매 금지와 러시아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신규 투자를 막는 안도 담겼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완제품 러시아 철강 제품이 제재를 받는다.
그러나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슬래브, 빌렛 등 전구체(어떤 물질에 선행하는 물질로,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중간 원료로 사용됨)는 구매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티타늄, 알루미늄, 구리, 니켈, 팔라듐, 철광석도 역시 규제에서 면제했다.
이번 조치는 우크라이나 쪽 출하량 감소로 어려워진 EU 철강 시장을 더 옥죄는 역할을 할 거라는 분석이다.
한편, 러시아는 EU 철강 수입량의 5분의 1을 공급하고 있다.
양수빈 인턴기자 sb3049@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