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동시지방선거는 중요하다

천변산책로 벤치, 작은 테이블이 부착되어 있어 실용적이고 편리하다.
천변산책로 벤치, 작은 테이블이 부착되어 있어 실용적이고 편리하다.

[금강일보] 지난 3월 9일 대선에 이어 6월 1일 제8회 지방선거도 수요일이다. 각급 선거가 수요일에 치러지는 이유를 살펴보니 그도 그럴 만했다.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실시하면 연휴가 되어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고 화요일, 목요일일 경우 징검다리 휴일이 되어 그 또한 투표 독려에 지장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수요일로 굳어진 듯하다. 같은 요일에 투표일이 겹치는 바람에 산업계를 비롯한 사회전반에 일정 부분 지장을 초래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투표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을 경우 투표율 추이는 걷잡을 수 없이 하락하리라는 전망이다.

건국 초기 도입된 지방자치제도가 이런저런 혼란과 당시 정부의 편의주의적 당리당략으로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한 가운데 4.19혁명으로 수립된 민주당 정부에서 실시된 지방선거 역시 다음해 5.16쿠데타로 백지화되었다. 1991년 일부 지방선거가 부활되었고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 30년 가까이 되었다.

이런저런 공과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라는 대의명분과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지역발전 불균형 해소를 위하여 각급 지방선거는 계속 유지되고 유능한 후보들이 등장하여 지역을 쇄신하는 견인차가 되었으면 한다.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함께 치러지는 지역이 여럿이어서 투표용지가 8장에 이르기도 한다. 각기 용지 색깔이 달라 혼동을 방지한다지만 민주주의가 뿌리 내리는 과정은 그리 만만치 않은 듯하다.

후보자와의 이런 인연 저런 관계로 지인에게 투표하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난립하는 후보자를 제대로 판별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비례대표를 포함하여 기초, 광역의회 의원 선거가 특히 그러한데 이럴 경우 얼굴을 본 기억이 있는 후보자, 손이라도 한번 잡아본 인물에게 관심이 더 가게 마련이다.

그래서 후보자들은 1:1 눈 맞춤과 악수에 최대한의 매진하고 있다. 보다 더 많은 유권자와 스킨십을 하려면 악수의 정격 자세, 매너 있는 절차를 매번 올바르게 취하기는 어렵겠지만 비슷비슷한 후보자라면 제대로 격식을 갖추어 예의 바르게 인사하는 사람이 올바른 품성과 의식, 사명감으로 책임 있는 대의정치에 적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촉박한 시간에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유권자와 악수를 나눈다 하더라도 손을 잡은 사람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미소를 짓는 태도는 기본중의 기본이다. A의 손을 쥐고 벌써 옆에 있는 B를 바라보는 날림 악수, 건성 인사를 일삼는 후보자가 당선 후 유권자를 존중하며 제대로 일할지 모르겠다. 후보자들의 악수매너도 사람 됨됨이를 파악하는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는 꼭 필요한 풀뿌리 민주주의 핵심의 하나를 이룬다. 과거 중앙정부에서 발령받아 잠시 근무하다가 더 높은 자리로 떠나버리는 임명제 단체장 시절과는 다르게 지역밀착형 행정,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살림을 꾸려가려면 선거를 통해 지역사정에 정통한 단체장 선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기초의원 직선제 무용론이 불거지곤 하지만 이미 뿌리내린 민주시스템을 되돌릴 수는 없지 않을까.

그동안 별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소소하지만 일상에 중요한 현장행정은 지방자치제를 통해서 더 단단히 확보할 수 있다. 천변 산책로 벤치 가운데에 간이 테이블<사진>을 설치하는 아이디어는 이런 ‘소확행’의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한남대 프랑스어문학전공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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