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애 통합 놀이터 대전은 0곳
대전시, 시설 확충서 축소로 변경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금강일보 신익규 기자] 아이의 슬기롭고 올바른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된 어린이날이 100주년을 앞두고 있으나 장애아동은 신체적 한계로 인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권리조차 누리지 못 하고 있다. 특히 대전의 장애아동은 마음 놓고 놀 곳조차 변변찮다. 장애아동들이 마음 편히 놀 수 있는 무장애 통합 놀이터가 자치단체의 무관심과 주민 반발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역 내에 자리를 잡지 못해서다. ▶관련기사 3면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등록 현황에 따르면 대전에 주소를 두고 있는 13세 이하 장애아동은 무려 1700명. 지역 내 수많은 장애아동이 거주하고 있지만 이들은 불편한 신체적 한계로 마음껏 뛰어놀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떠오른 게 무장애 통합 놀이터다. 무장애 통합 놀이터는 보행을 가로막는 턱이나 계단, 좁은 통로 등을 없애거나 누워서 타는 그네, 턱이 없는 회전무대 등의 놀이시설을 배치한 놀이터를 일컫는다. 휠체어를 타거나 몸을 잘 가누지 못하는 장애아동도 놀이시설을 즐길 수 있다. 장애아동뿐만 아니라 비장애 아동 또한 무장애 통합 놀이터에서 편히 놀 수 있다 보니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아이는 모두 동등하게 어우러질 수 있다.

이처럼 장애아동에게도 행복하게 놀 수 있는 삶을 선사하는 무장애 통합 놀이터는 지난 2016년 서울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내 제주와 경북, 인천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에서는 유독 외면을 받고 있다. 현재 대전엔 무장애 통합 놀이터가 단 한 곳도 없는 데다 이를 확충하려는 시도조차 축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시는 지난 2019년 5개 구 중 한 곳을 선정해 무장애 통합 놀이터를 확충하고 주민 이용률 및 만족도 조사를 가진 뒤 이를 점진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무장애 통합 놀이터 확충 계획은 어느새 놀이터 리모델링 시 ‘무장애 통합 놀이시설’을 들이는 것으로 변경됐다. 사실상 확충 계획이 백지화된 것이다. 이조차도 리모델링 비용을 지원해주는 시가 구에게 권고하는 수준에 머물러 관련 무장애 놀이시설이 들어서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대전에선 유일하게 중구가 지난해 무릉어린이공원 리모델링 과정에서 무장애 통합 놀이시설 1개를 배치했을 뿐이고 나머지 4개 구는 현재까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연말 완공되는 공공어린이재활병원에 무장애 통합 놀이터가 조성되나 장애아동이 놀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 위해선 각 1개에 불과한 놀이터와 놀이시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시 관계자는 “리모델링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최우선하다 보니 반대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단 우려에 낯선 무장애 통합 놀이시설을 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장애아동의 놀 권리도 중요한 만큼 주민 의견 수렴 등을 거쳐 올해는 무장애 통합 놀이터와 관련 놀이시설을 적극적으로 조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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