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목소리를 내다
삼성맨에서 보슈 대표로
"자신의 자율성 찾아야
여러 경험과 활동 필수"

공기업, 국가기관 등은 수년째 취업준비생들의 선호 직업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는 직장들이다. 대다수 젊은 청년들이 위 직장들을 바라보는 이유는 당연히 안정성 때문이다. 미래의 불확실성이 점점 짙어지고 있는 현대사회 속에서 청년들은 어쩔 수 없이 직업을 선택할 때 자신의 적성·흥미보다 안정성을 우선순위에 둘 수밖에 없어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안정성이 보장된 직업이 그들에게 안정감을 선사해주지는 못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대내외적으로 안정성을 인정받은 직장에서도 신입사원들의 조기 퇴사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언제부턴가 자기 적성과 흥미를 찾아 떠나는 것이 마치 철없는 것처럼 표현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자기 적성과 흥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여기 모두가 바라는 안정성이 아닌 자신의 삶을 위해 도전을 선택한 사람이 있다. 바로 보슈 권사랑 대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목소리를 담아 세상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그는 오늘도 자신의 꿈에 다가서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 지역의 이야기를 담다

권 대표는 지역과 청년들에 관한 이야기, 주변 소수자들의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잡지 ‘보슈’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커뮤니티 사업 또는 문화 행사 등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는 그는 언제나 지역 청년들에 대한 목소리가 사업이나 행사에 투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저희 보슈팀은 잡지 발행과 더불어 강연을 주최하기도 하고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 사업 또는 행사 등을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활동 분야에 따라 시민단체의 성격을 띠기도 하죠. 여성 관련 행사도 개최하는데 추진했던 사업으로는 지역 여성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여성 축구팀과 주짓수팀 운영, 클럽 겸 파티 개최 등이 있습니다. 이런 행사들을 통해서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아내기도 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는 대전청년내일센터 운영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기존 청년 정책의 부족한 점을 끄집어내는 역할도 자처하고 있다.

“현재도 정말 많은 청년 정책이 있지만 대부분 서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청년 문제에 대한 어떠한 담론이라도 우선 서울 중심으로 진행되죠. 그래서 저는 청년 정책들이 지리학적 요소가 달라지면서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가를 끄집어내려고 노력합니다. 또 성별에 따라 놓칠 수 있는 부분도 주목하면서 기존 정책에 대한 부족한 점을 지적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 나의 자율성을 찾게 된 계기

권 대표는 대학 졸업을 앞둘 때까지만 해도 지금과 같은 직업을 갖게 될 줄은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대외활동을 목적으로 우연히 참여하게 된 보슈 활동에서 진정으로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찾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취업을 위해 오로지 학업과 스펙 쌓기에만 열중했었어요. 오죽하면 별명이 ‘삼성맨’이었죠. 그런데 딱히 뚜렷한 목표는 없었어요. 그저 좋은 직장으로 알려진 곳에 들어가려면 좋은 성적과 많은 스펙을 가지고 있어야 했기 때문에 그것에 집중했던 거죠. 그런데 대외활동을 하면서 이런저런 조언을 들어보면 다들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시더라고요. 저한테는 굉장히 충격이었어요. 모두가 바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직업을 전혀 좋아하지 않고 있었던 거죠. 그때부터 나라는 사람이 직업으로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게 됐어요.”

그는 진로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꼭 많은 경험을 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고 했다. 자신도 여러 활동을 통해 직접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나라는 사람이 어떤 가치를 가장 중요시하는지 찾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저는 여러 대외활동을 통해 여러 직업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보면서 제 가치관을 찾을 수 있었어요. 예를 들어 저는 업무를 진행할 때 자율성을 가장 중요시합니다. 업무 시간도 일반적인 시간대가 아니라 새벽에 진행하는 게 더 효율이 나올 때도 많아요. 그런데 흔히 알려진 대기업이나 공무원 같은 직업에서는 절대 바랄 수 없는 사항이죠. 만약 여러 경험이 없었다면 절대 이런 것들을 미리 알 수 없었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청년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해보기를 추천합니다. 이런 조언이 어쩌면 식상해 보일 수도 있긴 하지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노력

권 대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회 속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지속성을 가지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래야 앞으로도 사회에 필요한 담론을 계속해서 공론화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래서 그는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쟁력을 기르기 위한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오랫동안 함께 일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수익과 같은 현실적인 요소도 반드시 신경 써야 하죠. 저희가 주로 진행하는 일은 가치 지향적이면서도 비영리성 사업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현실적인 부분인 수익을 창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저희의 활동이 지속될 수 있고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담론을 계속 발굴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현실을 보는 시선을 늘 놓치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활동과 더불어 개인적인 학업에도 꾸준히 매진하고 있습니다. 그래야 더 발전된 사업과 기획을 추진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때로는 불안정한 경제적인 요소들 때문에 하루하루 생존이 어려운 일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저는 저희 팀과 함께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글=심효준 기자 shj@ggilbo.com
사진=함형서 기자 foodword2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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