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문제 무관심한 청년들
정책 제안 주체로 나아가야
정책 발굴로 자기 성장까지

최근 청년정책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나면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시스템 기반이 구축되고 있다. 그러나 정책의 주체가 될 청년은 무관심이다. 잘못된 정부의 방법론 등 탁상행정, 혹은 청년의 바쁜 일상 등 원인은 다양하나 어찌 됐든 청년 정책을 바라보고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내뱉는 청년은 극히 일부다. 이로 인해 청년 네트워크는 일면식 있는 청년끼리 청년 문제에 대해 소통하는 일명 ‘그들만의 리그’로 자리 잡게 됐고 창의성 상실이 심히 우려되는 게 사실이다. 김한성(31) 청년벙커 매니저가 청년 정책에 다양한 청년을 참여시키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 명의 지역 청년이라도 사회 문제에 관심을 쏟게 만들기 위해 오늘도 불사주야(不舍晝夜) 고민하는 김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문제 해결의 ‘참맛’

청년참여 거버넌스에 참여하며 청년 정책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김 매니저도 시작은 취업을 준비하는 평범한 대학생과 다를 바 없었다. 그저 대학교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며 남들보다 좀 더 사회 문제에 대해 빠르게 접했을 뿐이었다.

“대학교에서 각종 사회 문제를 간접적으로 지켜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 문제가 어째서 발생하게 되는지, 그리고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찌해야 하는지 고민하다 보니 어느새 지역 사회나 공동체 생활 등에 깊은 관심을 두게 됐죠. 마침 대외활동도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어서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지역 사회와 관련된 활동을 펼쳤죠”

이에 김 매니저는 지난 2019년 대덕문화원의 주관하에 이뤄지는 도시재생사업의 리빙랩에 참여했고 이때 사회 문제에 대한 뜻밖의 깨달음을 얻었다.

“사회문제를 다루는 게 보이는 것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학교에서 책상에 앉아 사회문제를 대하는 것과 직접 현장에 나가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것에 상당히 애를 먹었어요. 사회문제를 대하는 사람의 이해관계가 남다르고 그 원인 또한 가지각색이거든요.”

그러나 고난과 역경은 잠시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김 매니저는 사회 문제 해결의 참맛을 알게 됐다.

“리빙랩 활동이 힘들었음에도 자신이 성장했다는 걸 느꼈어요. 지역 사회에 관심을 갖고 문제를 해결하는 일련의 과정과 노력을 통해 제 시야가 넓어진다는 것을 체감했죠. ”

공동체와 사회 문제 등에 빠져든 김 매니저는 본격적인 활동을 결심했다. 수도 없이 많은 사회 문제 속에서 김 매니저가 택한 것은 청년 문제였다.

“제가 청년이다 보니 청년문제를 직접 제 손으로 해결해 보고 싶었어요. 청년문제는 취업뿐만 아니라 주거와 결혼, 육아 등 사회 전반적인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결국 청년문제의 해소는 각종 사회 문제의 해결로도 귀결된다고 생각했죠.”

◆적극적인 정책 참여 언제쯤

김 매니저는 청년들의 참신한 정책 발굴과 소통 등을 돕기 위해 대전청년네트워크와 청년벙커 등에서 각양각색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미 청년 분야에서 햇수로 수년간 활동을 펼친 김 매니저는 청년 정책에 있어 무엇보다 청년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수없이 강조한다.

“청년문제가 여러 사회 문제를 전반적으로 다루고 있는 만큼 그 어떤 것보다 다양한 목소리가 필요해요. 몇 년 전에 비하면 청년정책과 네트워크 등은 눈에 띄게 발전했지만 청년의 관심과 참여는 비교적 성장이 더디죠. 물론 청년들이 청년 문제를 나 몰라라 하기 때문은 아니에요. 그 문제를 직접 겪고 있는 당사자인 만큼 그 누구보다 청년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으나 문제 해결에는 뜻을 두고 있지 않죠. 청년을 정책 참여에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노력해야 할 점도 분명히 있지만 청년들도 문제 해결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봐요.”

수많은 청년을 지켜보고 그들과 소통한 김 매니저는 청년의 정책 참여를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사회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뿐만 아니라 그 어디서도 체험할 수 없는 자기 성장을 이룰 수 있어서다.

“문제 해결에 참여한 다양한 청년들께선 활동을 통해 하나같이 성장을 했다고 입을 모아요. 표현이나 느낀 바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바쁜 시간을 쪼개서 공동체를 위한 노력을 펼치고 도전하는 과정에서 성장을 느끼게 되는 거죠. 저 또한 그랬고 정책 참여에 나서는 청년 모두 이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충분한 성장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 장담해요.”

김 매니저의 비전은 거창하지 않다. 정책 참여에 활동하고 있는 청년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활동 과정에서 성장함을 느끼게끔 하는 것이 김 매니저의 목표다. 단순한 성장뿐만 아니라 시도와 노력 끝에 도전과 성취의 맛을 깨달은 김 매니저는 그 달콤함을 나누기 위해 오늘도 청년들의 정책 참여에 힘쓰고 있다.

글=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사진=함형서 기자 foodwor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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