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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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주요 생필품과 에너지 가격이 전방위로 치솟는 가운데 전기·수도·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이 잇따르면서 물가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가 27일 한국전력의 전기요금 인상 요구를 수용해 다음 달부터 전기요금을 올리기로 하면서 이미 5%대 중반을 기록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가 인상의 불가피성을 공공연하게 밝혀왔던 대로 전기요금이 다음달부터 KWh당 5원 인상된다. 이에 따라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 부담은 약 1535원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기름값을 비롯해 곡류와 고기값 등 생필품 가격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전기요금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를 비롯한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은 다른 물가 상승률을 웃돌 정도로 많이 오르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기, 가스, 수도 물가는 1년 전보다 9.6%나 올랐다. 2010년 1월 집계 시작 이후 최고치다. 이번에 전기료가 오르면서 공공요금 물가 상승률은 더 높아지게 된다.

이같은 공공요금 인상은 우리 생활 전반의 물가 상승을 부채질 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과 운영 비용 증가를 초래해 다른 품목에도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나 가스, 수도료의 인상으로 인해 가뜩이나 오르고 있는 물가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가계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률이 0%대로 낮을 때에는 공공요금이 올라도 그런대로 감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석유와 밀가루 등 곡류, 돼지고기, 외식물가 등 전방위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와 가스, 수도요금까지 오르면서 시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공공요금이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도시가스는 지난 4월과 5월 기준원료비, 가스요금 정산단가 조정에 따라 인상된데 이어 7월과 10월에도 오를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기요금도 이번뿐만 아니라 10월 기준연료비가 추가로 오르는 등 인상이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 등 인플레이션이 세계적인 추세여서 공공요금 인상을 무작정 자제하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지만 다른 물가 인상을 주도하는 듯한 현재의 모습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전기와 가스, 수도 등 공공요금을 관장하는 공기업은 수익성만을 따져야 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라야 한다. 공공복리를 추구하는 공기업으로서의 목적에 부합하는 차원에서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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