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로 민선 7기 임기가 종료되고 민선 8기 임기가 시작된다. 어딘가는 연속이고 어딘가는 물갈이다. 후자에 대해 혹자는 한 시대가 지고 한 시대가 뜬다고 정리한다. 착각이다. 민선 자치는 태동 이래 큰 부침 없이 강물처럼 유유히 흐르고 있다. 단체장만 바뀔 뿐이다. 구성원들이 똘똘하게 소임을 다하면 어지간히 굴러가기 마련이다. 물론 단체장의 통솔력이 품질을 높이는 기폭제는 맞다. 나를 믿고 따르라며 판을 깔아주는 능력, 그것이 리더십이다.

단체장이 선거 한 번에 4년 임기를 보장받는 완장 찬 비정규직이라면, 공무원은 정년까지 붙박이인 정규직이다. 단체장이 객이면서 1극의 지휘자인 셈이다. 믿음을 기반으로 조직을 안정시키고 개개인의 기량을 배합해 조직 역량을 극대화하는 손끝이 행정의 질을 좌우한다. 인재를 중용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능력이야말로 고급 기술이다.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탕평책은 가점 높은 옵션이다.

새 술 새 부대에 담는 것도 요령이 있고 도의가 있는 법이다. 그럴듯한 구상이 현실 앞에선 맥을 못 추는 경우를 여럿 봤다. 선후를 정한 뒤 밀어붙일 것은 밀어붙이고 잴 것은 재야 한다. 단단히 벼른 사업이라도 안목을 과신해선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그것이 핵심 공약일지언정 협의와 합의가 필요하면 주저하지 말자. 그러려면 입심 좋은 사람보다 경청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오만과 독선은 멀리할수록 이득이다.

잘한 일은 계승하고 미흡한 일에는 살을 붙이며 오류는 바로잡는 지혜 또한 현명한 후임의 덕목이다. 옥토를 개간하긴 어려워도 옥토를 박토로 만들기는 순식간이다. 근거 없이 뒤집힌 행정의 몰골은 추레했다. 편 가르고 내외하지 않는 대승적 결단이야말로 시간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지름길이다. 그것이 포용력이고 융통성이다.

소통은 금과옥조다. 담장 안이든 밖이든 창구를 열어놓고 듣고 생각하고 답하라. 때로는 덕장으로, 때로는 용장으로, 때로는 맹장으로 선봉에 설 당신의 변신은 무죄다. 지역발전을 위해 이 몸 바쳐 헌신하겠다는 자기 의지는 그 무게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단언컨대 취임식을 통해 일제히 결연하면서도 겸손한 장도(壯途)의 변을 토할 것이다. 시작과 끝이 맞닿을지는 지켜볼 일이나,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초심 그대로 완주하면 좋겠다. 덧붙여 각자 자리에서 지역발전에 공헌하고 기초는 광역을, 광역은 충청을 위해 초당적인 자세로 합심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따로여도 좋고 함께여서 더 좋은 충청의 앞날에 빛을 비추는 민선 8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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