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차주 대부분 적용받는 금리 하단은 오히려 올라
“대출금리 조정 이외에 이자 부담 완화 방편 찾아야”

7%를 웃돌았던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 상단이 0.6%포인트 가량 내려왔다. 현재 6%대 중반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금융당국이 은행들의 ‘이자 장사’를 비판하며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한 탓이다. 그러나 오히려 대출금리 하단이 오르면서 대출자들의 부담은 더욱 올라간 실정이다. 일각선 기준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갈 전망을 강조하며 대출금리 조정이 아닌 다른 방편으로의 이자 부담 완화를 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750∼6.515% 수준이다. 지난 17일(4.330∼7.140%)과 비교하면 불과 1주일 새 상단이 0.62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다만 우대금리가 적용된 금리 하단은 오히려 0.420%포인트 올랐다.
시중은행 차주들의 특성상 신용등급이 우수한 편에 속하기 때문에 상단 금리보다 하단 금리 수준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금리 내리는 시늉만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시장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 상단을 내린다고 해도 하단이 오르는 건 막을 수 없다”며 “현재 은행들이 자체 책정하는 가산금리 조정을 통해 대출금리를 낮추고는 있으나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산금리도 당연히 오른다. 대출금리 조정을 통한 이자 부담 완화도 한계가 곧 다가올 것”이라 설명했다.
일각에선 오히려 금리를 낮출 게 아니라 빠르고 단호히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대전 A 대학 경제학부 교수는 “은행들이 금리 인하 조치를 시행하곤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이 가파르고 우리 물가상승이 빨라지는 것을 고려하면 일정수준의 금리인상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며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고물가현상이 고착화되면서 후폭풍이 더 커질 것이다. 하반기에도 기준금리는 지속적으로 올라갈 전망이기에 대출금리 조정이 아니라 다른 방편으로 서민들의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