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암살 범인 "종교 단체 때문에..." 살해 동기는 통일교?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총격범이 범행 동기로 자신의 어머니가 빠진 종교 단체가 아베 전 총리와 연관된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말을 전했다.
일본 마이니치 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8일 오전 11시 30분경 거리 유세를 하던 아베 전 총리는 범인이 쏜 총에 맞고 쓰러진 뒤 심폐 정지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오후 5시 3분경 과다 출혈로 숨졌다.
범인인 야마가미 데쓰야(41)는 경찰 조사에서 "해당 종교단체에 원한이 있었다"며 어머니가 종교단체에 빠지며 많은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고 진술했다.
또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야마가미는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가두 유세를 하는 사실을 알고 전철로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경찰 발표와 현지 언론 보도 등을 보면 야마가미는 정치적으로 우익 성향인 아베를 노린 확신범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가 빠진 특정 종교단체가 아베와 연결돼 있다고 확신해 살해한 것으로 분석된다.
야마가미의 첫 범행 타겟은 해당 종교 단체의 리더였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리더를 노리는 게 어려워지자 표적을 아베 전 총리로 변경한 것이다.
한편 10일 일본 시사주간지인 슈간겐다이(週刊現代)는 아베 총리를 쏜 야마가미가 살해 동기로 진술한 종교단체 이름이 ‘옛 통일교회’라고 주장했다. 겐다이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내 어머니는 통일교회 신자로, 아베 신조가 통일교회와 친한 것을 알고 노렸다”라며 “통일교회의 리더를 노리려 했지만 어려울 것 같아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선 사건 당일 유세 현장의 경비 태세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시민이 촬영한 동영상을 보면 야마가미가 아베 뒤에서 천천히 다가가는 모습이 찍혀있지만, 총성이 울릴 때까지 경찰관이 제지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야마가미는 첫 발을 쏜 뒤 더 다가가서 한 발을 더 쏜 후에야 제압됐다.
경비 병력은 아베 전 총리를 중심으로 사방 360도를 지켰으며 야마가미가 총을 쏜 아베 뒤편에도 배치돼 있었지만, 범행을 저지하지 못했다.
경찰청은 사건 당시 경비 태세에 문제가 없었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