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시작은 한국 | 해외 SNS의 영향력 | 국내 SNS의 현주소 |
| '99년 국내 원조 '아이러브스쿨' 탄생 뒤이어 일촌맺는 '싸이월드' 등장 | 양대 산맥 꼽히는 페이스북·트위터 국내서도 SNS 점유율 1,2위 다퉈 | 실제 인맥 기반 카카오스토리 출시 남녀노소 손쉽게 쓰는 단순함 장점 |
새로운 미디어 기술과 역사적으로 큰 사건은 항상 동행했다.
종교개혁이라는 역사적 사건 뒤에는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이 있었다. 독일어 성서의 대중적 보급은 프로테스탄트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1930년대 독일 나치의 등장에는 라디오가 있었다. 선전의 귀재 괴벨스는 라디오 보급에 적극적이었고, 이를 통해 독일인의 사고를 통제했다.
21세기엔 인터넷이라는 뉴미디어가 등장했다. 인터넷 시대 최초의 정치적 승자는 한국에서 탄생했다. 젊은 세대는 인터넷으로 결집해 노무현이라는 변방의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들었으며 현재 전 세계가 주목하는 뉴미디어인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서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데 일조했다. 당시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를 통해 선거자금을 모으고 온라인 유세를 성공적으로 펼쳤다. SNS는 지난해 아랍에서 재스민 혁명을 촉발시키는 데 기여함으로써 또다시 위력을 발휘했다.
◆1세대 SNS, 한국에서 출발하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로 대변되는 SNS, 대부분의 이들이 SNS 종주국은 미국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엄연히 역사를 되짚으면 미국이 아니라 한국이란 사실을 알게된다. 외국에 인맥 관련 사이트가 전무하던 지난 1999년 10월 동창생을 찾아주는 ‘아이러브스쿨’이라는 걸출한 SNS가 한국에서 태어났다. 하버드대 동창생을 이어주며 시작한 페이스북이 2004년 2월에 등장한 것에 비하면 4년 이상 앞선다.
자본금 150만 원으로 만든 이 사이트는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회원 수가 700만 명을 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동창생 찾기’를 콘셉트로 한 이 사이트는 우리 사회 특유의 인맥 문화와 맞아떨어져 전국에 동창회 열풍을 일으켰다. 국내 SNS의 원조라 할 만하다.
그러나 이 토종 SNS는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창업자는 경영권 보장을 약속한 중소기업에 지분 일부를 넘겼지만 지분을 받은 기업이 아이러브스쿨을 다른 회사에 넘기고 해외로 도피했다.
이때부터 아이러브스쿨 개발·운영자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회사의 주인이 바뀐 뒤에도 사이트는 유지되고 있지만, 과거와 같은 명성은 사라진 지 오래이다.
아이러브스쿨에 뒤이어 나온 ‘싸이월드’는 가입자 2700만 명으로 아직까지 정식 서비스를 하는 SNS이다. 싸이월드는 등장하자마자 엄청난 여풍을 불러 일으켰다. “일촌 맺자”라는 말과 “방명록에 글 남겨”라는 말은 흔한 인사말이 돼 버렸으며 ‘도토리’라는 단어는 당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나왔다.
하지만 싸이월드도 해외 SNS가 등장하자 ‘국내용 SNS’, ‘어린 학생들만 하는 SNS'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외래 SNS의 침공으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싸이월드만 해도 페이지뷰가 전성기에 비해 50% 가까이 줄어들었다.
◆2세대 SNS의 문화제국주의
페이스북의 창시자인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를 모델로 한 영화이며 페이스북을 만들게 된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이 얼마나 대단한지 영화까지 나올 정도이다.
페이스북은 당초 미국 하버드대 학생들 간 인맥관리 용도로 개발됐다. 하지만 입소문이 퍼지면서 주변 아이비리그 대학생들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싶어하자 점점 서버를 확대, 전 세계로 개방됐다.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가 최근 주식 상장을 위해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기업 가치를 스스로 1000억 달러로 평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 8억 4500만 명이 가입돼 있다. 이는 전 세계 인구 8명 당 1명이 페이스북 회원인 셈이다. 이탈리아와 콜롬비아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페이스북이 이메일을 대체하는 추세이고, 인도네시아에서조차 인터넷 사용자 3000만 명 중 2780만 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할 만큼 세계 곳곳에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페이스북과 SNS의 양대산맥으로 꼽히고 있는 ‘트위터’는 ‘지저귀다’라는 뜻으로, 재잘거리듯이 하고 싶은 말을 그때그때 짧게 올릴 수 있는 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트위터는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실시간으로 교류하는 ‘빠른 소통’이 가장 큰 특징으로서 세계적 뉴스채널로 속보를 장점으로 하는 CNN을 앞지를 정도로 신속한 '정보 유통망'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 된 버락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트위터를 이용한 홍보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등장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한국에서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던 싸이월드를 몰아내고 SNS 점유율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기업들은 이들을 이용해 고객들과 소통을 하는 소통의 장이자 마케팅 도구로 이용하게 됐으며 정치계에서도 SNS를 이용해 각 정당의 친근감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아이디가 없으면 ‘촌놈’ 취급을 받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IT강국인 한국이 SNS는 해외의 지배를 받게 된 것이다.
◆토종 SNS의 재등장
일각에서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페이스북의 시스템은 친구를 맺어야만 정보를 공유하는 폐쇄형 SNS라는 점, 트위터는 140자 제한이라는 큰 단점과 팔로잉만하면 대상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특히 트위터는 ‘다단계 지령 시스템’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아울러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수많은 정보를 쏟아내고 있는데 그 중 대부분은 잘못된 정보라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트위터를 통해 잘못된 정보가 유통돼 대중들에게 피해를 준 사건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페이스북과 트위터말고 한국형 SNS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국내 업체들은 미투데이와 요즘 등 모바일에 강점을 가진 토종 SNS를 정식 출시했지만 꽃을 피우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다. 미투데이는 가입자는 800만 명을 넘어선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요즘은 간신히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이다. 그나마 희망을 주는 것은 카카오스토리이다. 특히 카카오스토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와 다르게 실제 인맥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다. 또한 이용이 간편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카카오톡 측은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단순함이 카카오스토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카카오스토리는 기획 단계부터 기능을 추가하는 것보다는 오히려 기능을 빼는 데 주력했을 정도로 가입과 사용을 단순화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스토리 이용자 수는 지난 3월 기준 2500만 명으로 이르면 연말에 3500만 명을 넘길 전망이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