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부터 산전수전 다 겪으며
대학생활 이어가며 행사 기획 등
지역 청년 위한 활동하며 꿈 키워

코로나19 이후 무려 3년 만에 야외장소에서 열리며 대전지역 청년들의 꿈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場)인 ‘대전 청년주간’ 행사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로 정다운(27) 대전 청년주간기획단 팀장이다.
대학생으로 도서관 사서(司書)의 꿈을 키우는 과정 중에서도 지역 청년들을 위한 활동을 펼치는 그의 모습이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사서는 문헌을 수집·정리·보관·출하는 업무를 넘어, 문화기획자로서 한 도시의 문화·예술을 컨트롤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고 말하는 정 팀장으로부터 지역 사회를 위한 그의 비전과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 온갖 아르바이트 하며 학업 병행
“군 제대 이후 대학을 잠시 휴학한 후 대리운전을 했습니다. 대학생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아르바이트와는 거리가 있는 일이죠. 힘든 일이었지만, 배운 점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정 팀장은 군을 제대한 후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교를 휴학하고는 학비를 벌기 위해 대리운전사 일을 시작한다. 운전병이었던 특기를 살려 시작한 일이었는데, 그는 이 일을 하며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었던 다양한 경험을 했다고 회고한다.
특히 그는 전업으로 대리운전을 하는 이들보다는 생계와 가정을 위해 겸업하며 치열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한다. 이밖에도 택배 상·하차부터 전동킥보드 배터리 업무까지 다양한 일들을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대학교의 휴학과 복학을 반복하던 그는 덕분에 졸업은 상당히 늦어졌고, 나이는 어느새 만 스물일곱이다. 현재 4학년 재학 중인 정 팀장은 본의 아니게 졸업 나이가 훌쩍 넘은 ‘화석선배’의 반열에 오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 팀장은 차분하게 지난날을 돌아보며 담담히 꿈을 키워나가겠다고 강조한다.
“어려움 경험을 했던 탓인지, 그리고 열심히 살아가는 분들을 많이 봤기 때문인지, 대한민국 사회복지 정책이 강화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10년 후 주역이 될 청년들을 위한 정책도 말이죠. 제가 대전청년정책 네트워크 활동이나 이번 대전 청년주간 행사 기획 등을 하게 된 데 이런 마음가짐도 한몫한 것 같습니다.”
◆ 정책 수혜…청년 활동으로
정 팀장은 자신의 청년 활동을 하게 된 것에는 청년 정책의 수혜에 따른 고마움이 작용하고 있다고 말한다. 대리운전사를 할 당시 거주하고 있던 집의 계약이 만료돼 발만 동동 굴리던 상황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청년전세자금대출을 받아 거처를 구했던 것이다.
덕분에 월세로 나가던 돈을 절약할 수 있었는데, 이를 자신에게 투자하게 됐고, 청년들을 위한 일들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청년들에게 꿈을 꿀 수 있게 기회를 만들어준 정책들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제도의 수혜를 받은 저도 무언가 사회에 기여하고 싶었죠.”
고마운 마음 갖게 된 정 팀장은 사회에게 기여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전청년정책네트워크에 참여하는데, 당시 그는 도안에서 대전시청으로 한 번에 오는 지선이나 간선버스 등의 도입, 타슈 한 시간 무료 이용 등의 정책을 교통분과 팀원들과 함께 제안하기도 했다.
올해 6월에는 대전 청년주간기획단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해 성공적인 행사의 일익(一翼)을 담당했다. 대전 청년주간기획단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유성구 엑스포 한빛탑 일원에서 펼쳐지는 청년주간 행사에서 이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내일청년센터에서 대전 청년주간기획단 모집하는 공고를 보고 단순히 구경만 하기보다 직접 참여해 청년의 색깔과 눈에 맞는 이벤트를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 시행착오 겪으며 더 큰 꿈 키운다
대전 청년주간기획단의 이벤트를 기획하는 과정은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구성원 간의 의견 충돌도 있었고, 주제를 선정하는 과정도 어려웠다. 예산도 한정된 데다 인력도 부족했다.
결국 청년의 열정을 상징하는 술(?)을 메인 주제로 정해 부스를 운영하게 됐지만, 주조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은 험난했다. 지역 주조업체를 선정해 지역을 대표하는 술도 홍보하고, 매출도 올려줄 양 접촉을 시도했지만, 불친절한 응대를 당하기 일쑤였다.
다행히 신탄진주조와 주방장양조장에서 흔쾌히 도와준다며 양질의 막걸리 등을 무상으로 제공한다고 나서 부스준비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사장님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다시 한번 전합니다. 청년에게 술은 빠질 수 없었기 때문에 선정하게 됐죠. 이번 행사에서 시민들을 즐겁게 하고, 지역 전통주도 알리는 게 목적입니다. 다만 과도한 음주는 지양해야하기 때문에 한도를 정해놓고 술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끝으로 자신의 꿈이 도서관 사서라고 말하는 정 팀장은 우리나라와 지역 문화·예술을 컨트롤 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는 포부를 당차게 말한다. 도서관 사서로 재직하며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주민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며, 문화·예술인을 돕고 양성하기 위한 행사를 기획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사서는 도시의 문화와 예술을 성장시키는 데, 중심에 서서 큰 역할을 합니다. 문화와 예술과 함께 청년정책도 굴러가는 만큼, 사서가 돼서 청년들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기여하고 싶습니다.”
글·사진=신성재 기자 ssjreturn1@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