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사고 당시 "경찰도 코스프레로 알았다"

핼러윈데이를 이틀 앞둔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톤호텔 일대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손님 수십 명이 인파에 깔려 공식적으로 149명이 숨지고, 76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원래 좁은 골목에 주점 등이 테이블을 내놓은 탓에 더 비좁아진 상황에서 내리막길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면서 참사가 시작됐다.

목격자들은 주점을 방문한 유명인을 보려고 갑자기 인파가 몰려들었고, 내리막길 위쪽에서 누군가 넘어진 뒤 아래쪽으로 도미노처럼 인파가 밀리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5~6겹으로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일각에서는 일대 업소에서 마약 성분이 포함된 사탕이 돌았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당국은 구체적인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일부 시민들은 사고 당시 바로 옆에 문이 열린 술집으로 급하게 들어가거나 벽을 타고 올라가서 살 수 있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 역시 사람들은 핼로윈 코스프레를 한 줄알고 심각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이태원 인근에 극심한 교통 정체가 빚어지면서 구급대 도착까지 늦어져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경찰과 소방 관계자들은 이태원로 인근에서 소리를 지르며 지휘봉으로 시민들을 통제하려고 했지만, 인파가 너무 몰려 통제가 쉽지 않은 상황이였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내 중앙응급상황실(중앙응급의료센터)이 꾸려져 이송병원 선정지원과 권역DMAT 출동 등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하지만 신분증이나 가방 등이 없는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망자가 많아 경찰은 실종자 접수에 기대를 하고 있다.

서울 원효로 다목적체육관에 잠시 안치됐던 사망자는 순천향대서울병원 영안실로 이송이 결정됐다. 이 외에도 사상자 이송병원은 △국립중앙의료원 △이대목동병원 △강북삼성병원 △서울성모병원 △중앙대병원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강동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고대안암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이대서울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보라매병원 △은평성모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여의도성모병원 등이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