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가면 평균 8500원, 편의점 5000원
런치플레이션에 도시락 매출 증가세

대전에 거주하는 직장인 A 씨는 최근 점심시간만 되면 고민이 커진다. 고물가에 줄줄이 인상되고 있는 회사 근처 식당 밥값이 부담스러워서다. 그는 “요즘은 짜장면 한 그릇 먹으려 해도 여간 부담되는 게 아니다. 식비라도 아껴야 할 것 같아서 편의점에서 때우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요즘 점심시간 직장인들의 표정이 어둡다. 하루 근무시간 중 유일한 공식적인 휴게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고물가 시대에 발맞춰 외식물가가 직장인들의 지갑사정을 모르쇠로 일관하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밥 한줄에 3500원이 넘은지 오래됐고 대표적인 서민음식으로 여름철 음식값의 지표로 작용하는 냉면 한 그릇 가격도 1만 원에 달한다.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이란 신조어가 등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모바일 식권 서비스 식신e식권에 따르면 지난해 직장인 평균 점심값은 8537원이다. 2020년 평균 7567원과 비교해 12.8% 올랐다. 대전 둔산동 인근 식당을 보면 중식당의 경우 짜장면 6500원, 짬뽕 7500원 선이었다. 라면집은 돈코츠 라멘이 9000원으로 가장 저렴하다. 국밥과 칼국수는 대부분 8000원에 먹을 수 있다. 부대찌개의 경우 1인당 9000원에 판매된다.
이 같은 추세에 싼 가격으로 점심을 해결할 수 있는 편의점 도시락으로 직장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전 내 편의점 도시락 가격은 이마트24의 경우 가장 싼 게 치킨마요덮밥 제품으로 4200원이다. 불고기 정식의 경우 4900원, 닭갈비 돈까스는 4600원에 판매되고 있다. GS25의 도시락은 돈까스 정식 3900원, 비빔밥 42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CU의 불고기 반상은 4700원, 너비아니 정식은 4300원이다.
일반 식당의 메뉴 가격이 6500~9000원에서 형성된 반면 편의점 도시락은 대부분 5000원 선에서 판매됐다. 외식비가 도시락보다 30%, 높게는 80% 비싸다. 편의점 도시락의 매출은 상승세를 그리는 상황이다. CU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도시락 매출은 지난해 대비 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는 37.6%, 이마트는 24% 늘었다. 치솟는 물가 때문에 외식 대신 비교적 저렴한 편의점 도시락으로 발을 돌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전시민 B 씨는 “나가서 점심 한 끼 먹으려면 8000원, 비싸게는 1만 2000원을 훌쩍 넘어선다”며 “요즘은 분식점에서 매일 사 먹는 것도 비싸서 그나마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는 게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이재영 수습기자 now@ggilbo.com
